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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관건은 ‘매력’
김도훈 2009-11-19

≪Crazy Love≫/ 마이클 부블레 | 워너뮤직 발매

원래 ‘인기있는 팝 재즈 보컬리스트’라는 작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명칭으로 불리는 사람들은 대개 일반인보다 조금 나은 목소리에 프랭크 시내트라의 기교만 토핑한 채 번듯하게 생긴 얼굴로 판을 팔아먹는 게 직업이니까 말이다. 마이클 부블레도 그냥 그런 작자인가 싶었다. 그런데 리얼리티쇼 <아메리칸 아이돌>에 나와 <Call Me Irresponsible>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갓 20대 중반이 된 약간 살찐 캐나다 청년이 진토닉 한잔 걸치고 나온 듯 흥얼거리는 노래가 꽤 들어줄 만 했고, 나아가서 꽤 섹시했다.

≪Crazy Love≫는 사랑에 관한 노래 모음이라는데, 솔직히 부블레 노래 중 사랑 노래 아닌 노래 없었다. 좀더 빅밴드나 로큰롤 스타일의 싱글들이 많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부블레의 매력으로 재해석한 스탠다드들이다. 사실 부블레 앨범의 완성도는 부블레 덕분이라기보다는 대부처럼 모든 앨범을 제작해온 데이비드 포스터 덕분일 거다. 하지만 앨범을 수백만장씩 팔아치우는 건 부블레의 차밍함 덕이다. 물론 타깃층은 10대 소녀들보다는 30, 40대 누나들일 테고. 이거, 칭찬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