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존슨에겐 ‘남자의 이미지’가 있다. 서퍼 출신의 기타리스트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잭 존슨의 팬 중에는 여성 팬이 많은 게 분명하다. 그의 라이브 앨범 ≪En Concert≫를 들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든다. 이건 뭐, 공연장에 여자들만 있는 것 같으니까. <Banana Pancake>의 첫 음만 시작되어도 ‘꺄악’, <Bubble Toes>의 첫 키를 잡자마자 또 ‘꺄악’, <Sitting, Waiting, Wishing>에선 심지어 막 따라 부르는데 잭 존슨이 기타 줄을 튕길 때마다 페로몬 광선이 슝슝 발사되는 장면이 상상될 정도다.
비꼬는 게 아니다. 남자 귀에도 그의 목소리는 꽤 섹시하다는 얘기니까(그리고 그건 진정 부럽다는 얘기기도 하다). 그나저나 잭 존슨은 언제쯤 한국에 올까. 어차피 올 게 뻔하니 대략 시간이나 맞춰보자. 그때까지 이 앨범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언제, 어디서 소리를 지르고 어떤 부분을 따라 부를지 연습해보자. 생각해보니 강릉이나 삼척에서 공연하면 꽤 볼 만하겠다. 아니면 차라리 부곡 하와이로 가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