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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르·카락스의 비밀까지…
주성철 2009-11-10

‘감독열전’ 등 제7회 아시아나단편영화제 이모저모

개막작 <생산적 활동>.

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2009)가 11월5일(목)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일(화)까지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다. 개막작으로는 한 남자를 주인공으로 세상살이의 고단함을 보여주는 산티아고 보우 그라소 감독의 <생산적 활동>(아르헨티나)과 50살 생일을 맞은 한 남자가 아내와 낱말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저주하고 공상에 빠져드는 세실 베르낭 감독의 <내 머리 속의 낙서>(프랑스), 두편이 상영되며 폐막작은 국제경쟁부문의 수상작이 상영된다. 특히 애니메이션인 <생산적 활동>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의 부속물처럼 다뤄지며 세상을 움직인다는 기발한 상상력이 놀라운 작품이다.

국내 유일의 국제경쟁단편영화제로서의 자부심은 출품작 수에서 증명된다. 총 82개국 2027편이 접수돼 역대 최다의 출품국가 수와 출품작품 수를 기록했다. 최종적으로 본선에 진출한 작품은 총 30개국 52편으로, 8개 부문으로 나뉘어 3300만원의 상금을 놓고 영화제 기간 중 섹션별로 2회씩 상영된다. 더 나은 세계를 꿈꾸는 한 남자의 이야기 <찰리 티슬 이야기>(미국), 낯선 땅 모리셔스에서 온 작품 <레드 블루 그린 옐로우>, 무덤에 머물기 싫어하는 죽은 삼촌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는 한 시골마을 가족의 이야기 <빌 아저씨의 술통>(아일랜드), 기발하고 독특한 이미지가 인상적인 애니메이션 <새장>(멕시코), 한 가족이 어처구니없는 비극으로 빠져드는 <상실>(아이슬란드), 버스에서 만난 이스라엘 젊은이와 한 아랍 여성의 이야기 <텔아비브로 가는 길>(이스라엘) 등 다양한 국가들의 흥미로운 작품들이 포진돼 있다. 올 한해 여러 영화제를 통해 주목받았던 국내 작품들인 정유미 감독의 <먼지아이>, 김예영·김영근 감독의 <산책가?>, 정은경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 등도 놓칠 수 없는 작품들이다.

특별프로그램인 ‘감독열전: 시네마 올드 앤 뉴’에서는 유명 감독들의 초기 단편 혹은 최신작들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초기 누벨바그 스타일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장 뤽 고다르의 1957년작 <모든 남자의 이름은 패트릭이다>, 레오스 카락스가 <폴라X>(1999)에 대해 살짝 비밀을 풀어놓는 그 이전작 <무제>(1997) 외에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카메라>(2000), 유키사다 이사오의 <저스티스>(2002), 사샤 기드온의 <무대 위에서>(1994), 이상일의 <암초가 있는 곳>(2009) 등 6편이 상영된다.

‘테마단편전2: 8’에서는 8인의 유명 감독이 8개의 개발 목표를 서로 다른 시선과 색깔로 완성한 옴니버스영화 <8>을 상영한다. 2000년 유엔에서는 전세계 191개국의 정부들이 힘을 합쳐 2015년까지 빈곤을 반으로 감소시키자는 ‘밀레니엄 개발 목표‘를 채택했고 <8>은 그에 따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은 한 호주 소녀의 이야기 <워터 다이어리>(제인 캠피온), HIV에 감염된 부르키나파소 남자의 이야기 <에이즈>(가스파 노에), 배우로 더 유명한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의 <레터> 외 빔 벤더스의 <지명 통화>, 얀 쿠넹의 <판신 베카 이야기>, 구스 반 산트의 <언덕 위의 집>, 미라 네어의 <세상 밖으로>, 압데라만 시사코의 <티야의 꿈>이 상영된다.

올해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들 중에서는 미국의 아만다 플러머가 눈에 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1994)의 첫 장면에서 팀 로스와 인상적인 연기 호흡을 보여줬던 그녀는 이후 <밀리언 달러 호텔>(2000), <켄 파크>(2002) 등에 출연해 연기파로서의 모습을 과시했다. 그외 한국, 브라질 수교 60주년 기념으로 기획된 특별프로그램 ‘믹스 플래닛: 올라! 브라질’ 섹션의 실력파 단편영화 감독들인 훌리아 자키아, 브루노 카르네이로도 한국을 찾아 관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