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사진 공모전’ 수상자들과 배우 손현주(뒷줄 왼쪽 세 번째).
“웃으세요.” 손현주 특유의 기분 좋은 너털웃음이 스튜디오를 울린다. 대한병원협회와 한국노바티스가 주최한 ‘고맙습니다 사진 공모전’ 수상자들이 배우 손현주 옆에 섰다. 10월29일 <씨네21>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힘과 용기를 북돋워준 의료진, 희망과 의지를 갖게 한 병원에서의 추억을 나누자는 취지’로 9월15일부터 한달간 진행된 공모전의 부상을 수여하는 자리다. 따뜻한 순간을 한장의 사진으로 담아 행운의 주인공이 된 정상호, 최재형 가족이 이번엔 사진 속 주인공이 됐고, 손현주가 이들의 행복한 순간을 함께했다. 2005년 백혈병 환자들과 함께 히말라야 등반에 나서기도 했던 손현주는 “꾸미지 않은 따뜻한 모습에 마음이 끌렸다”며 공모전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솔약국집 아들들>의 순정남, <장밋빛 인생>의 헌신남. 따뜻한 감동을 공모한 이 행사에 손현주는 더없이 어울리는 남자다. 극중 역할 때문만은 아니다. “오랫동안 소아과를 하셨”고, “지금도 보건소에서 일하고 계신” 아버지, “남 일 같지 않게 수없이 봐온” 의사와 환자의 모습 덕에 그는 항상 아픈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 그리고 그 아픔을 나누길 시도했다. 2005년에는 홍창진 신부와 함께 장애인 합창단 ‘에반젤리’를 창단했고, 아버지의 제안으로 ‘자살방지 홍보대사’도 맡고 있다. “하고 있는 홍보대사가 한둘이 아니에요. (웃음)” “차가울 거라고만 생각하”는 병원이 “따뜻해지길 바라”는 마음의 반영이며, 칠순이 넘어도 환자의 손을 놓지 않는 아버지의 길을 이어받음이다.
50여명 단원의 ‘에반젤리’는 매주 토요일 과천회관에서의 공연을 포함, 매년 수십회 무대에 오른다. “노래 톤이 불안하기도 하다”지만 “공연을 보면 상처를 치유받는 느낌이 든다”는 손현주는 그래도 “내가 잘 선택했구나, 잘하고 있구나”라며 스스로를 가다듬는다. 손현주의 드라마가 유독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던 건 역시 그가 보아온 이 따뜻한 순간들 덕이었을까. 인터뷰를 마치고 손현주가 입에 올린 ‘진정성’이란 단어가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