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 핀의 리더, 이기용의 솔로 프로젝트 스왈로우의 새 앨범 제목은 ≪It≫이다. 그게 뭘 지칭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듣다보면 이 대상없는 대명사가 겨누는 게 자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앨범에는 “It”이란 제목의 곡이 있다. 거친 질감의 로망스다. 어쿠스틱 기타를 기본으로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음색이 펼쳐진다. 일상의 잡음들이 끼어들 때도 있다. 루네가 객원 보컬로 참여한 트랙들도 있다. 두 사람 모두 성기고 탁하다. 그럼에도 앨범을 지배하는 정서는 낭만이다. 게다가 일단은 포크의 형식을 가졌음에도 록 음악처럼 들린다. 정서적으로도 형식적으로도 부딪친다. 그리고 이 충돌이 ≪It≫을 완성한다. 음악과 신에 대한 이기용의 태도를 이른바 ‘작가주의’라고 명명한다면 세 번째 앨범인 ≪It≫은 그 일관된 태도를 여전히, 그대로 드러낸다. 그래서 좋아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불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어느 쪽이든, 이 앨범을 외면하진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