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를 모른다. 그녀가 어떤 일상을 보냈는지, 어떤 꿈을 꿨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안다. 그녀의 노래를, 목소리를 안다. 그녀가 꿨던 꿈의 조각들을 안다. 지난 9월, 메르세데스 소사의 새 앨범 ≪Cantora≫가 발매되었다. 그리고 10월4일, 그녀는 74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Cantora’는 포르투갈어로 ‘가수’란 뜻이다. 카에타노 벨로소, 피토 파에즈, 조앙 마누엘 세라, 찰리 가르시아, 샤키라 같은 ‘스타’들이 참여한 앨범은 유작이 되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산다는 게 투쟁’이라던 그녀의 마지막 앨범이 되었다. 아르헨티나에선 두장의 음반으로 발매되었지만 국내에선 19곡이 수록된 인터내셔널 버전이다. ‘가수’란 제목이 새삼스럽다. 노래밖에 할 수 없어서 노래로 저항하고 노래로 싸우고 노래로 사랑한, 그러니까 노래로 일생을 살아온 메르세데스 소사에게 꼭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녀를 모른다. 내가 아는 건 그저 한순간, 그 삶의 조각을 보았다는 사실뿐이다. ≪Cantora≫는 그중에서도 가장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