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와일라잇>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로버트 패틴슨만 토해낸 게 아니었다. 영화 내내 흐르던 <Decode>의 주인공 파라모어를 국내에 제대로 소개한 통로이기도 했다. 빨간 머리의 여자 보컬 해일리 윌리엄스를 중심으로 기타리스트 조시 파로와 베이시스트 제레미 데이비스, 드러머 자크 파로로 구성된 파라모어는 2005년 ≪All We Know Is Falling≫으로 데뷔한 이래 10대들의 막강한 지지를 얻어왔다. 그래서 <트와일라잇>의 성공은 이들의 국지적인 인기가 글로벌하게 확장된 결과이기도 하다. 새 앨범 ≪Brand New Eyes≫는 10월17일자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7만5천장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음악과 가사에 대한 평도 좋다. 특히 서양의 리뷰어들은 노랫말에도 좋은 점수를 줬는데 딱히 가사를 몰라도 상관없을 만큼 무난하게 신나는 비트와 멜로디가 좋다. 무난하다는 게 중요하다. 음악을 들으면서까지 인생을 고민하거나 삶의 피로 따위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니까. 이모코어, 네오 펑크, 포스트 얼터너티브 같은 ‘이상하지만 그럴듯한’ 장르 애호가라면 기억에 남을 만한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