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9월16일(수) 오후 4시40분 장소 코엑스 메가박스
이 영화 민자영(수애)은 황후 간택 전 두려운 마음을 가다듬고자 하룻동안의 해변 나들이에 나선다. 나룻배에서 낮잠을 자던 무명(조승우)이 그녀의 길에 동행하고, 그들은 첫 만남에서 운명적인 사랑을 직감한다. 그러나 민자영은 황후로 점지돼 궁으로 시집가야 할 운명. 가슴앓이를 하던 무명은 황후 자리에 오른 민자영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자 입궐해 그녀의 호위무사가 된다. 애첩의 치마폭에 싸여 새색시에겐 손끝 하나 대지 않는 고종(김영민)과 명민한 며느리를 골칫거리라 생각하는 대원군(천호진). 암투가 횡행하는 왕궁에서 명성황후의 곁을 지키는 이는 몇몇 궁녀들과 그녀의 안위에 목숨까지 내걸 만큼 충실한 호위무사 무명 뿐이다.
100자평
명성황후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역사 속 인물이다. 관건은 명성황후의 익숙한 삶을 어떻게 각색하느냐일 텐데, 그래서 이 영화가 선택한 방법은 야설록의 원작소설과 마찬가지로 그녀를 백성들의 어미인 황후이자 사랑에 애타는 여인으로 그려내는 것이다. 거기에 호위무사 무명과 대원군의 오른팔로 그와 겨루는 뇌전 사이의 칼싸움을 덧붙이면서 액션이라는 볼거리까지 챙기고자 했다. 문제는 멜로라인과 액션신이 그다지 매끈하게 봉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금기의 사랑인 명성황후와 무명간의 애정은 절정에 도달하지 못한 채 꺽여버리고, 많은 공을 들인 듯한 액션신은 CG 함량과 스피드 조절에 실패해서인지 게임 속 한 장면처럼 어색하고 이질적이다. 길 잃은 이야기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만이 정석에 가까워 보인다. 장미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