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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꺼벙한 일렉은 그만!
김도훈 2009-09-03

≪Ready For The Weekend≫/캘빈 해리스/ 소니뮤직 발매

캘빈 해리스의 1집 ≪I Created Disco≫를 듣고 한참을 웃었더랬다. 비웃은 게 아니다. 귀여워서 웃은 거다. 키가 2m에 가까운 꺼벙한 스코티시 청년이 다소 꺼벙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깔고 “나는 흑인 여자도 좋고 아시아 여자도 좋고 혼혈녀도 좋고 스페인 여자도 좋고 프랑스 여자도 좋아”라고 꺼벙하게 노래하는 걸 들으면서 웃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담백한 사운드에 80년대 뉴웨이브적인 뽕기를 슬그머니 집어넣는 솜씨도 기똥찼다. 근데 2집은 뭔가 다르다. 더이상 꺼벙한 데뷔 청년의 솜씨가 아니다. 1집이 조금 단조로운 사운드를 재미나게 믹스하는 정도였다면 2집 ≪Ready For The Weekend≫에서 캘빈 해리스는 좀더 클럽 친화적이고, 그의 말에 따르자면 “Big Stadium Dance Tune”(거대한 스타디움 공연용) 사운드를 들려준다. 등장하자마자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한 <I’m Not Alone>을 들어보라. 이번 앨범으로 캘빈 해리스가 그루브 아마다나 베이스먼트 잭스의 뒤를 잇는 영국 일렉트로니카계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건 분명하다. 해리스는 9월18일부터 열리는 글로벌 개더링에 참여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다. 꼭 좀 와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