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쇼 <아메리칸 아이돌>은 이제 단순한 장기자랑 프로그램이 아니다. 쇼가 배출한 젊은이들은 수백만장의 앨범을 팔아먹는 메가 스타가 됐다. 켈리 클락슨, 캐리 언더우드, 조딘 스팍스, 그리고 오스카상을 거머쥔 제니퍼 허드슨. 리스트는 오롯하다. 크리스 도트리는 시즌5에서 4위를 차지했던 로커다. 등수는 중요하지 않다. 셀프 타이틀 앨범은 이미 500만장의 판매량을 돌파하며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록 밴드 데뷔앨범으로 기록됐다.
중요한 건 소포모어 앨범이다. 대부분의 록밴드들은 데뷔앨범의 엄청난 성공에 짓눌려 두 번째 앨범에서 발을 헛디디곤 한다. 도트리가 택한 건 정공법이다. ≪Leave This Town≫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도트리의 선명한 보컬이 직설적으로 뻗어나가는 (컨트리의 영향력이 진득한) 정통 미국 로큰롤 앨범이다. 표지가 촌스러운 것도 여전하다. 달라졌다면, 지나치게 대중적인 웰메이드 싱글들이 강약 조절없이 이어지던 전작보다 훨씬 앨범의 구성이 좋다는 거다. 1집을 위해 음반 레이블에 의해 인위적으로 제조됐던 밴드 ‘도트리’가 지난 몇년 사이 진정한 록밴드로 거듭났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