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결혼하는 사람이 임자다? 최세연과 엄정은, 박지희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졸업 뒤 이들은 결혼 적금을 들고, 결혼식장에 최초로 골인하는 사람이 그 돈을 모두 가져가기로 약속한다. 어느덧 29살이 된 세 여자. 통장의 돈 역시 3825만원이라는 무시 못할 금액으로 불어났으나 그들에게 결혼은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 한데 이게 웬일, 지희가 선본 지 한달도 안돼 남자와 결혼하겠노라 발표하더니 적금을 은근슬쩍 쓸어가려는 게 아닌가. 돈을 잃기 싫은 두 친구는 그녀보다 일찍 결혼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웨딩펀드’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진다.
뮤지컬 <웨딩펀드>는 결혼적령기 미혼 여성이라면 뼛속 깊이 공감할 로맨틱코미디다. 여성 캐릭터들, 알고 지내던 남자들을 결혼 상대자로 떠보는 세연, 순정파인 듯싶다가도 변심한 남자친구는 절대 용서 못하는 정은 등의 사례는 조금씩 자신을 투영할 만하고, 우정 그 이상과 이하도 아닌 소꿉친구, 마마보이 후배, 성공 지향적인 대기업 사원 등 남자 캐릭터들 역시 전형적이라 따라가기 쉽다. 연극 <오월엔 결혼할 거야>의 뮤지컬 버전으로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드림걸즈> 등을 히트시킨 신춘수 프로듀서가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