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인, 혹은 그렇게 보이는 제목이다. 그래서 치기어린 ‘가오’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슈게이징과 기타 팝의 중간쯤에 있는 이 데뷔앨범은 듣기에 좋다. 올해 2월에 발표되었지만 <Everything with You>는 이미 ‘올해의 팝’으로 거론될 정도다. <Young Adult Friction> <A Teenager In Love> <Gentle Son> 같은 곡들은 데이비드 보위부터 모리시에 이르는 멜로디의 스펙트럼을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의 지글지글거리는 슈게이징 기타 톤으로 수렴한 것 같다. 서정적이면서도 귀엽다. 자잘한 노이즈 속에 캐치한 멜로디가 넘실거린다. 미국 출신이지만 스웨덴 팝을 듣는 기분도 든다. 그러니까 흔히 ‘인디 팝’이라고 할 때의 그런 정서로 충만하다. 드럼은 멀리서 둥둥거리고 어딘지 녹음이 잘못된 것 같은 기타 사운드는 모기처럼 잉잉거린다. 그런데 이렇게 ‘빈티 나는 사운드’가 환기하는 건 이상하게도 청춘이다. <This Love Is Fucking Right!> 같은 제목 때문만은 아니다. 그럴듯한 분위기와 듣기 만만한 멜로디로 가득한 앨범이니, 어디 한번 거부해보시라.
[음반] 청춘의 멜로디
글
차우진(대중음악평론가)
2009-07-09
≪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The Pains of Being Pure at Heart/ 파스텔뮤직 발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