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국에서 대히트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올해 일본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져 DVD로 출시됐다. 이 작품의 원작이 일본 소녀만화잡지 <kiss>에서 연재된 <칸나씨 대성공입니다>(한국판 제목 <미녀는 괴로워>)라는 것은 한국 독자들도 아는 사실이리라.
한국판 영화는 2007년 5월 일본에서도 공개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본에서의 영화화는 한국판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다. 일본판 주인공 역을 맡은 야마다유는 키 169cm, 체중 47kg로 김아중 못지않게 몸매도 얼굴도 예쁜 배우다. 야마다유는 일본의 최남단 오키나와현의 탤런트양성학교 ‘오키나와 액터스스쿨’ 출신이다.
액터스스쿨 출신에는 한국에서도 알려진 아무로 나미에, SPEED와 같은 스타들이 있다. 1990년 중반에 이들의 히트를 계기로 일본에서는 어린아이들의 탤런트양성학교가 유행했다. 이 액터스스쿨도 오키나와를 거점으로 전국적으로 뻗어나갔다.
오키나와는 대만이 훨씬 가까운 아열대지대이며 자연·기후·문화 등이 일본 본토와 많이 달라 ‘이국’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이다. 주민들의 생김새도 좀 다르다. 눈이 크고 입과 코가 뚜렷한 편이다. 또 미군이 주둔할 뿐 아니라 스페인을 비롯한 나라들과 활발하게 교역했던 역사 탓에 혼혈이 많다. 일례로 조부모들이 다 오키나와 사람인데도 갑자기 푸른 눈을 가진 아기가 태어난 경우도 있었다. 이방인의 느낌을 지녔으면서도 완전한 외국인은 아니기 때문에 이곳에서 스타가 많이 탄생했다고 볼 만 하다.
오키나와 액터스스쿨 출신들이 일본 연예계에서 눈에 띄는 이유가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오키나와에서는 오키나와 전통악기인 산신 연주나 전통춤인 에이사를 어릴 때부터 즐기는 문화가 있다. 덕분에 리듬감이나 음악적 감각도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뛰어나다. 야마다유는 모델 출신 여배우이긴 하나 노래와 춤이 가수들 못지않게 뛰어나다.
오키나와는 일본에서도 실업률이 가장 높은 가난한 지역이다. 오키나와를 방문하면 주민들의 낙천적인 모습 때문에 빈곤을 느낄 수가 없다. 오키나와의 부흥은 액터스스쿨 출신 스타들을 비롯한 이곳 주민들의 강한 의지에 달려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