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이란 음악가는 다양하게 해석된다. 그녀는 (그야말로) 불현듯 등장해 급성장한 인디신의 스타이자 20대 여성들의 감수성에 최적화된 노랫말을 쓰는 싱어송라이터다. 데뷔앨범을 제작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기부금을 모금했고 그 앨범이 입소문을 타고 히트했으며 자신의 레이블 누에바사운드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창작자의 자의식 가득한 태도와 사업가적 마인드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래서 오지은이 홍대 앞 인디신의 확장을 거론할 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지위를 가진 건 당연하고, 그녀의 2번째 앨범이 기대작이었던 것도 분명하다.
2집의 제목은 1집과 똑같은 ≪지은≫이다. ‘어떤 음악이든 내 이야기’라는 의도다. 자의식 과잉으로 보여도 개의치 않을 자신감도 엿보이는데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인생론> 같은 곡이 그런 단상을 지지한다. 중요한 건 오지은이란 가수의 파장이다. 그녀의 지명도를 높인 건 블로그와 웹 커뮤니티고 작가주의와 진정성이 해석의 키워드로 작동한다. 이른바 2009년 한국 대중음악의 전반적인 변화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그녀는 꽤 흥미로운 자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