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의 일본 대중음악계는 추모 시즌이다. 몇달 전 같은 지면을 통해 소개했던 오자키 유타카가 1992년 4월25일 숨을 거두었고, 록그룹 엑스재팬(X-Japan)의 기타리스트였던 히데가 1998년 5월2일 사망했으며, 자드(Zard)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인기 여성 보컬리스트 사카이 이즈미가 유명을 달리한 날 또한 2007년 5월27일이었기 때문. 세 사람 모두 젊은 나이에 스스로의 역량을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기에 해마다 이 무렵이면 그들에 대한 추모 공연이나 이벤트 등이 끊이지 않는다. 때맞춰 방송사들도 특집 프로그램들을 편성한다.
이들 중 사망 당시 가장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이는 히데였다. 그가 소속되었던 그룹 엑스재팬은 최고의 위치에서 군림하던 1997년 말 해산을 발표했다. 팬들로서는 해산의 충격에서 미처 헤어나지도 못한 때에 기타리스트 히데의 죽음이라는 이중의 충격을 받아야 했던 것. 1998년 5월1일, 방송 출연을 마치고 귀가한 히데는 다음날 수건으로 목이 졸려 숨진 채로 발견되었으며 그 수건의 끝은 문고리에 매여 있었다. 경시청에서는 자살이라 단정했지만, 의욕적으로 솔로 활동을 전개하던 히데였기에 자살의 정황이 없는데다, 스스로 목을 매기에는 위치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 사고사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어쨌든 히데의 사망 이후 두명의 팬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으며, 닷새 뒤에 열린 그의 고별식에는 5만명이 넘는 인파가 식장과 그 주변을 가득 메웠다. 이 숫자는 오자키 유타카의 고별식과 일본의 국민 엔카 가수 미소라 히바리의 고별식에 참석했던 인원을 능가하는 것으로, 당시 그 추도 행렬은 23km에 달했다고 한다.
<Tears>는 히데의 장례식이 끝난 직후 텔레비전의 추모 프로그램에 출연한 엑스재팬의 리더 요시키가 그에게 바친 진혼곡이다. 엑스재팬의 싱글 중에서는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이 발라드는 곽재용 감독의 2004년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삽입되어 제3차 일본 문화 개방 이후 한국영화에 사용된 최초의 일본 대중음악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그 추모 프로그램에서 요시키는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자신의 아버지에게 바치고자 이 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히데가 숨을 거두었을 때의 나이 역시 33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