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든 음악이든 ‘깔끔한’ 메뉴는 롱런한다. 자극적이거나 특이한 메뉴가 성공할 때도 있지만 일상적으로 그걸 찾을 때가 드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깔끔하다’라는 묘사는 장르를 막론하고 보편성을 일컫는 말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2003년에 데뷔한 알앤비 음악가인 개빈 디그로의 세 번째 앨범 ≪Free≫가 딱 그렇게 들린다.
이 앨범은 백인 음악가인 개빈 디그로가 성취한 ‘흑인에 가까운’ 솔풀한 창법과 훌륭한 세션들이 만든 슬라이드 기타 등이 만드는 캐치한 멜로디로 채워졌다. 타이틀곡인 <Free>를 비롯해 중독성있는 <Stay>, 중간 박자 그루브가 흥겨운 <Love Be Strong> 등은 미국 드라마 <원 트리 힐>에 삽입되었던 &l;tI Don’t Want To Be>의 가수로만 그를 알고 있던 음악 팬들에게 선사하는 색다른 메뉴다. 피아노가 곡을 주도하는 <Dancing Shoes>와 소박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처음부터 끝까지 흐르는 <Why Do The Men Stray> 역시 앨범을 집중해서 듣게 한다. 음악(혹은 멜로디) 그 자체에 집중한, 깔끔하면서도 꽤 근사한 팝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