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없으면 못 산다. 밤새 노는 데도, 밤새 일하는 데도, 밤새 먹는 데도 신물나게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파는 음식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블로거도 있을 정도니, 편의점의 세계는 얼마나 갱신이 빠르고 재미있는지.
지강민의 <와라! 편의점>은 편의점에서 생기는 다양한 일을 그린 웹툰이다. 주로 편의점 종업원들의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있을 법한 에피소드들이 쏠쏠한 웃음거리가 되어준다. 자기가 피우던 담배가 뭔지 기억 못하는 손님에 관한 이야기는 평범한 축에 속한다. 술에 취해 종업원을 함부로 대하는 손님도 있다. 콜라 어딨냐고 성질, 콜라를 찾고는 스타킹 어딨냐고 성질. 새벽의 유흥가 편의점을 생각해보면 그리 뜻밖의 에피소드도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현금인출기에서 2천만원쯤 되는 돈을 뽑겠다는 손님을 보며 ‘설마 새벽에 그 많은 돈을…’ 했는데 정말 30만원씩 나누어 돈을 쇼핑백에 넣어가며 인출하는 손님 얘기도 어처구니없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한밤중의 편의점은 요지경이구나 싶은 장면들을 볼 수 있는 웹툰인 셈이다. 하지만 타인에 대한 관찰이 다는 아니다. 가게를 헤집으며 정리해둔 걸 다 흐트러뜨리는 손님에게 하는 소심한 복수는? 손님이 미리 골라둔 콜라를 있는 힘을 다해 흔들어주는 것이다. 편의점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니만큼, 아르바이트생으로 살아가는 일에 대한 공감 요소도 쏠쏠히 발견할 수 있다. 꽤 인기가 있었는지, 단행본으로도 묶여 나왔다.
편의점에서 파는 것들로 맛있는 라면 만들기는 그야말로 편의점 만화라는 특성을 살린 에피소드(재미있는 점은, 점포 사정에 따라 안 파는 곳이 더 많은 날계란과 파를 구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사실). 맛과 향을 위해 천하장사 소시지와 치즈를 넣으라는 대목까지 보면, (만화에 언급된 대로) 컵라면에 드는 돈이 너무 많다 싶지만, 밤 늦은 시각, 문 연 곳은 편의점뿐인 상황에 처해본 사람이라면 도움을 받을 만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