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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장르보다 선율

≪Starlight Love≫/하이브리파인 | 코리안 룰렛 발매

마치 건반을 연주하듯 허공을 향해 바쁘게 손을 움직이는 남자, 그 손놀림의 궤적을 따라 컬러의 파문이 어지러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2008년 상반기 인터넷을 통해 숱한 이들을 매혹시켰던 뮤직비디오 <Starlight Love>의 주인공 하이브리파인(Hybrefine)이 첫 리패키지 앨범을 발표했다. 제작부터 유통까지 철저하게 인디펜던트의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 앨범은 <Starlight Love>를 포함해 4곡의 인스트루먼틀과 그 보컬 버전들로 구성되어 있다. 장르의 해체와 융합이라는 실험이 메이저 음악계의 값싼 콜라주로 전락한 지 오래건만 이들 2인조의 지향점은 혼성(hybrid)과 정제(refine)의 합성어인 그룹명대로 일렉트로니카의 거대한 틀거리 아래에서 하위 장르들을 세련되게 넘나드는 작업에 위치한다. 하우스와 브레이크 비트의 기반하에 힙합, 재즈, 리듬 앤드 블루스의 질료를 가미하는 스타일은 일견 데 파즈(De Phazz)를 비롯한 라운지 아티스트들의 방법론과 일맥상통하는 지점. 하지만 섣불리 장르의 틀을 앞세우지 않고 악곡과 선율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것에 하이브리파인 사운드의 유연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이 유연함이야말로 클래지콰이와 W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하이브리파인의 두 사내 키겐(Kiggen)과 싼(Ssan)을 주목하게 하는 잠재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