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싯적에는 펄 잼이 너바나보다 더 위대하다고 믿었다. <Smells Like Teen Spirit>보다는 <Jeremy>가 더 감동적이었다. 20여년을 지나고 생각해보니 역시 더 위대한 건 너바나다. 하지만 펄 잼이 여전히 위대한 밴드 중 하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20세기 록 역사상 최고의 명반 중 하나인 펄 잼의 ≪Ten≫이 ‘Legacy Edition’으로 재발매됐다. 첫 번째 CD에는 리마스터된 11곡이 실렸고, 두 번째 CD는 발매 당시 앨범 그대로다. 리마스터링으로 깔끔해진 사운드가 듣기는 좋지만 예전 사운드가 훨씬 더 가슴을 공명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펄 잼의 오랜 팬이라면 컬렉션에 집어넣어야 마땅한 앨범이다. 펄 잼이 누군지 모르겠다고? <Jeremy>와 <Alive>를 듣는 순간 이 짧은 리뷰 덕에 음반을 구입한 걸 감사하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