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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1집 감수성 그대로

≪All The Plans≫/스타세일러/ EMI 발매

솔직히 말하자. 스타세일러의 1집은 ‘울먹울먹하는 찌질함의 극단’이었다. 그런데 그게 훌륭하게 들렸던 이유, 그리고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둘 수 있던 이유는 그게 당대의 감수성과 완전히 공명했기 때문이다. 꿈보다 해몽이래도 좋다. 멜로디는 아름다웠고 제임스 월시의 흐느끼는 보컬은 다친 영혼들을 위한 주술이었다. 그 연장이었던 2집도 훌륭했다. 그런데 3집에선 확 바뀌었다. 괴상한 별에 불시착한 <은하철도 999>처럼 갈팡질팡하던 3집은 정말 별로였다. 제임스 월시도 그렇게 생각하나보다. 4집에 대해 “1집과 2집, 구체적으로 초기 솔(Soul)의 느낌으로 돌아갔으므로 데뷔작과 완벽히 쌍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니까.

아닌 게 아니라 4집은 그야말로 1집의 뒷면-B사이드 같다. 피아노의 상큼한 멜로디가 확 달려드는 첫곡 <Tell Me It’s Not Over>의 선명함, 타란티노의 영화 삽입곡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The Themes>의 로커빌리 스타일, 초기 오아시스가 연상되는 <All The Plans>의 기타 드라이브가 그렇다. 이 앨범은 스타세일러가 앞으로 별 걱정없이 이 별, 저 별 떠돌아도 좋을 만큼 탄력받았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