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서 나이 먹는다는 건 누군가의 팬이 되는 게 어렵단 뜻이다. 직업적인 문제? 모르겠다. 어쨌든 더 뷰의 두 번째 앨범을 듣다가 문득, 그걸 알았다. 내가 이십대 혹은 십대였다면 과연 이들의 팬이 되었을까 어땠을까, 따위의 생각. 물론 긍정적이고 힘이 넘치는 사운드가 겨냥하는 건 명백한 ‘청춘송가’다. 그래서 내가 좀더 ‘파릇한 시절’이었다면 이 앨범을 당장 아이포드에 우겨넣었을 것이다.
데뷔 뒤 2년, 그동안 이들은 조금 더 선명해졌고 조금 더 정갈해졌다.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걸 제대로 전달하는 노하우도 얻은 것 같다. 그러니까 ‘성장’은 아마도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다. 앨범에는 70년대 영국 펑크의 빈티지 감수성과 악틱 몽키스 같은 21세기 밴드풍의 세련된 사운드,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로컬한 정서도 충만하다. 하긴, 누군가의 팬이 되는 게 어려울 리 없다. 그저 대상을 바꾸며 연애하듯 열심히 좋아할 따름이다. 밴드도, 팬들도 그렇게 성장한다. 그러니 하루라도 젊을 때 누군가를 더, 열심히 더 좋아할 일이다. 아이 참, 이걸 이제야 깨닫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