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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자꾸만 귓가에 맴도네
주성철 2009-04-02

≪흐른≫| 흐른/파고뮤직 발매

드디어 여성 싱어송라이터 ‘흐른’의 1집이 나왔다. 지난 2006년 딱 500장만 출시했던 EP <몽유병>을 기억하는 사람들, 혹은 ‘카페 빵’의 마니아였다면 그 이름을 잊지 않았으리라. 좀더 그 이름이 아른거리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지난 2007년 <씨네21> 618호 ‘씨네스코프’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2005년 8월 카페 빵에서 시작된 독립영화 정기상영회가 2주년을 맞으면서, 그 기념으로 흐른은 자신의 노래 <멜빌 스트릿>으로 최진성 감독과 뮤직비디오를 찍은 적 있기 때문.

바로 이번 1집은 <몽유병> 이후 영국으로 홀로 떠나 2007년에 귀국하기까지, 현지의 생생한 음악신을 경험하고 맨체스터의 작은 클럽에서 종종 무대에도 섰던 흐른의 지난날이 집약돼 있다. “무가지 신문을 받아 집에 들어서 스도쿠를 다 풀고서 TV를 켜면”이라 노래하는 ‘어학연수’에서는 당연히 어학연수를 ‘빙자’해 영국으로 떠났던 체험이, “국제뉴스 면에선 온통 만물이 죽어가 나는 대한민국에서 케냐산 커피를 마셔”라고 노래하는 <Global Citizen>에서는 마치 루시드 폴의 <사람이었네>의 감성이 겹쳐진다. 장르는 ‘포크’지만 기타 외의 다채로운 사운드가 귀를 간지럽힌다. 풍부하고 세련되게 귀에 감겨오는 사운드다. 어쩔 수 없이 계속 반복청취하게 만드는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