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혼혈왕자> 해리 포터와의 가상 인터뷰
-아씨오! =(펑! 하고 해리 포터 등장한다) 안녕하세요! 와우, 소환마법을 하시는군요.
-해이리 포동동자한테서 배웠습니다. 아직은 이것밖에 못해요. 그나저나 왜 이렇게 돌아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나요 포터군. =원래는 지난해 겨울에 선보일 예정이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러니까 그 여러 가지 사정이라는 게 궁금하다는 거죠. 일설에 따르면 지난해 연극 <에쿠우스>에서 전라 연기를 하는 바람에 해리 포터 이미지가 손상될 걸 우려한 제작사가 개봉일을 옮겼다던데요. =뭐. 그런 거죠. 비즈니스라는 게 말입니다.
-그런 세상 물정 통달한 어른 같은 대답은 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은 해리 포터니까요. =해리 포터도 자랍니다. 언제까지나 어른은 아니라고요.
-하긴 그렇군요. 이제 입가도 가슴팍도 거뭇거뭇한 게. 정말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해리는 찾아볼 수 없게 됐네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개봉한 해가 2001년이에요. 8년 전이라고요, 8년 전. 기자님은 그때 몇살이었어요?
-20대 중반… 그런 이야기는 슬픔보다 더 슬프니까 관둡시다. 이제 다 컸으니 연애도 좀 해야죠? 초 챙이랑은 어떻게 됐나요? =지나간 사랑은 돌아보지 않습니다.
-어쭈. =요즘은 론의 여동생인 지니 위즐리가 좋아요. 개인적으로 주근깨에 빼빼 마른 빨간 머리를 좋아하거든요. 사실 딘 토머스도 지니를 좋아하는 눈치긴 하던데. 그래도 제가 가능성이 좀더 많죠. 참, 론도 라벤더 브라운이라는 여자친구가 생겼어요. 문제는 헤르미온느죠. 질투 나면서도 쿨한 척하느라 속이 활활 탈걸요, 기집애.
-아, 좋구나 청춘. 연애 이야기 말고 모험 이야기 좀 해봅시다. =드디어 볼드모트와의 전쟁이에요! 덤블도어 교수님과 함께 마지막 전투를 대비할 때가 왔거든요.
-그 때문에 덤블도어 교수님이 새로운 교수를 데려왔다고 들었는데. =아, 호레이스 슬러그혼 교수님 말이군요. 그분은. 뭐랄까….
-싫어하는군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냥 조금 이상한 분이어서 뭐라고 딱 꼬집어 표현하기가 힘들어요. 그보다 더 안심이 안되는 인물은 역시 스네이프 교수에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사람은 위험해요. 아니, 위험 그 자체예요.
-볼드모트와의 마지막 대결은 어떻게 될까요. =아직 마지막 대결을 할 때는 아니에요. 볼드모트를 죽이기 위해 7개의 호크룩스를 찾아 헤매는 이야기까지만 나오죠. 마지막 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에서 최후의 결투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생각만 해도 피가 끓어요.
-아직도 최후의 결투가 멀었다니 정말 조앤 롤링 여사. 무시무시하게 우려드십니다. 게다가 말을 듣자하니 마지막 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무려 두편으로 나눠서 개봉한다죠. =시니컬한데다 동심이라곤 고양이 귀털만큼도 없는 기자님이야 그렇게 반응하시지만, 전세계 수많은 팬들은 네편이든 다섯편이든 시리즈가 더 오래 지속되기만 바랄걸요.
-저도 <반지의 제왕>이 한 10편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긴 합니다. 그나저나 데이비드 예이츠가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부터 이번 영화를 거쳐 마지막 영화까지 모두 연출한다더군요. 예전처럼 감독을 바꿔가며 하는 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부터 마지막 편까지는 유기적으로 이야기와 분위기가 연결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러니 한 사람이 책임지고 끝장을 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죠.
-듣고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번 영화는 왜 2편으로 나눠서 만들지 않았어요? 이번 영화의 원작도 마지막 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만큼 길던데. =물론 책과 달라지는 부분도 좀 있고 삭제되는 부분도 있어요. 클라이맥스의 전투와 덤블도어의 장례식은 안 나와요. 마지막 전투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과 너무 반복적인 느낌을 줄까봐 없어졌어요, 덤블도어 교수님의 장례식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맞지 않아서 사라졌대요. 하지만 이런 걸 기자님께 설명할 필요가 있을지는 확신이 안 가는군요. <해리 포터> 시리즈는 극장에서 다 보셨어요?
-아, 그게 말이죠…. =이번에는 기대하셔도 좋아요. 지난 시리즈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액션장면들이 나와요. 더 빨라지고 더 어두워졌죠. 볼드모트의 현현으로 머글들의 세상이 파괴되는 장면으로 시작하고 덤블도어의 죽음으로 끝난다는 걸 생각해보세요.
-그래봐야 PG 등급인걸요. 한국에서는 전체 관람가. =PG등급도 PG등급 나름이라고요.
-제가 바라는 건 해리 포터와 지니 위즐리의 베드신이에요. 다 컸으니 본격 성인물로다가…. =정말 무례하시군요.
-에이, 솔직히 말해봐요. 너도 그걸 원하지? =섹튬셈프라!(칼로 찌른 듯 고통스러운 공격 주문)
-아악! 아파! 이 빌어먹을 꼬맹아! 그만해! =꼬맹이라고? 크루시아투스!(고문 주문)
-으아아아악. 선탠도 한번 못해본 것 같은 희멀건 영국놈아 그만해! =하는 수 없군요. 페트리피쿠스!(정지 주문) 아바다케다브라!(살인 주문) 디핀도!(물체를 두 갈래로 자르는 주문).
-쩌~억(정지한 뒤 죽어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 소리)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감독 데이비드 예이츠 출연 대니얼 래드클리프, 에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개봉 7월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