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3월12일(목) 오후 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현정(추자현)은 실종된 동생 현아(전세홍)의 행방을 수소문하다 시골 마을에까지 흘러든다. 휴대폰으로 위치추적을 하니 마지막으로 통화한 장소가 그 근방이다. 인근 파출소에 수사를 의뢰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거절당한 그녀는 홀로 동생을 찾으러 나선다. 동생의 사진을 확인한 목격자가 판곤(문성근)의 집 근처에서 그녀를 봤다고 증언하고, 가택 수사에 나서지만 어디에서도 동생은 발견되지 않는다. 게다가 다들 판곤이 그럴 위인이 아니라면서 현정의 의심을 나무라는 눈치다.
100자평
<실종>은 스릴러영화라기보다는 TV 재연드라마에 가깝다. 잔혹함 등 표현의 수위야 TV에서 상영할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어서지만, 영화의 평면적인 플롯은 TV 재연드라마 <실화극장 죄와 벌>과 아주 흡사하기 때문이다. <실종>이 추구하는 바 역시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쾌감이 아니다. 수년전부터 벌어지던 연쇄살인사건을 잘 취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상의 살을 붙여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로 옮김으로써, 관객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리얼한 느낌을 받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영화의 시나리오는 강호순 사건이 밝혀지기 전에 완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연쇄살인범의 신상 등이 기가 막히게 일치한다. 이는 여러 실제 사건들에 대한 철저히 분석과 개연성 있는 상상의 가미로 얻어진, 일종의 ‘프로파일러적 효과’가 아닐까 추정된다. 이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스릴러적 플롯에 대한 고민없이 재연드라마처럼 찍힌 영화를, 그것도 잔혹한 화면과 상당히 불편한 모럴리티를 굳이 감내하며 볼 것을 권하고 싶진 않다. 황진미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