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학생이 왔다. 이름은 원숭이다. 사이좋게 지내라.” 선생님의 말에 학생들이 키득거리고 웃는다. “이름이 원숭이래. ㅋㅋ 아놔.” 문이 열리고 전학생이 들어온다. 원숭이다. 귀귀의 <열혈초등학교>에서 생기는 일이다.
각진 얼굴, 팍 삭은 표정 때문에 학생들은 초등학생이 아니라 조폭 좀비처럼 보인다. 거의 항상 누군가가 죽도록 터지는 장면으로 끝난다. 왜 그렇게 끝나냐고? 이유는, ‘글쎄’다. 만득이에게 새 시계가 생겼다. 만득이는 미국에서 삼촌이 사왔다고 의기양양하게 자랑한다. 하지만 주변 반응은 냉담하다. “쳇, 내가 속을 줄 알고? 미국에서 시계 같은 걸 만들 리 없어.” 아이들이 시계를 빼앗아 뒷면을 보니 ‘마데 인 차이나’, 아니 ‘Made in China’라고 적혀 있다. 만득이는 어두운 얼굴로 생각나는 말을 주워섬긴다. “아 그거… 미국에 사는 잭슨 차이나라고 그 사람이 만든 거야….” 잠시 암전. 마지막 장면은 코피 쏟으며 구석에 처박힌 흑백의 만득이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지는 거다. 왜일까, 의문을 갖고 다시 처음부터 봐도 대체 앞뒤로 논리적인 해답을 얻을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게 이유다. 한발 떨어져 생각하면 우리는 미제라 해도, 일제라 해도 ‘마데 인 차이나’에 익숙해 있고, 그렇게 쓰여 있다 한들 미국에서 사온 물건이라는 게 변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마데 인 차이나’가 변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데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고 해설하면 재미없어진다는 말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푸핫’하고 웃어버릴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귀귀의 <열혈초등학교>의 노예… 가 된 뒤다.
썰렁하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재미없다는 리플과 웃겨 죽는 줄 알았다, 대체 뭘 먹으면 이런 만화를 그리냐, 최고다 하는 리플이 동시에 존재하는 건 그래서다. 얼마 전 시청자와 함께 여행을 떠난 1박2일에 출연했던 ‘딱밤’ 윤영주양이 떠오르는 34화 <게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