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허스트는 지금 현재 세계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다. 포르말린 용액 속에 담긴 상어나 전기 충격기로 돌진하는 파리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그의 작품은 현대 미술의 상징적인 아이콘이 되었다. 허스트 작품의 핵심은 전위적이고 충격적인 오브제가 아니라, 그 오브제가 담은 철학과 의미다. 즉 허스트의 등장은 ‘사물보다 작가의 의도가 우선한다’는 개념미술이 미술계의 강력한 트렌드로 떠올랐음을 증거한다.
마이클 크레그 마틴은 오늘날의 데미안 허스트를 있게 한 스승이자 선구자다. 그는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허스트와 그의 동료들, 즉 YBA(Young British Artist: 젊은 영국의 예술가)그룹을 세계적인 아티스트 집단으로 키웠다. 마틴은 영국 개념미술의 1세대 주자지만, 허스트를 포함한 이후 세대와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그의 작품은 한층 일상적이고도 화려하다. 사물을 깔끔하게 단순화하는데다 강렬한 원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마틴의 세계에서 평범한 샌들은 핫핑크색을 덧입고 터키시 블루색의 배경과 충돌하며 매력적인 대상으로 탈바꿈한다. 그 마법 같은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시길. 이번 개인전에서 소개되는 평면화 20점과 15m 길이의 대형 벽화 1점은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