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표현주의 미술 작품으로 유명한 독일 화랑 디 갤러리가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열었다. 아시아에 분점을 내는 건 한국이 최초다. 디 갤러리는 코펜하겐, 브뤼셀, 암스테르담의 전위예술가집단 코브라(CoBrA) 그룹의 작품과 초현실주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기획하고 소개해왔다. 전시물의 컨셉과 선정 의도가 뚜렷한 화랑인 만큼 국내 갤러리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동시대 유럽 미술의 한 경향을 꾸준히 살펴볼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 갤러리는 서울점 개관을 기념해 독일 본점과 교류전을 연다. ‘독일조형미술전’이란 타이틀의 이번 전시회는(본점에서는 동시에 <한국조형미술전>이 열린다) 독일 작가 16명의 작품 30여점을 소개한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마커스 루퍼츠와 같은 세계적인 독일 거장의 작품과 현재 유럽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에크하르트 크레머 등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흥미로운 건 ‘표현주의’란 사조 아래 얼마나 다양한 표현방식들이 공존하느냐다. 전시작을 살펴보면 팝아트부터 조형물까지 표면적으로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작품들이 모인 듯 하나, 이들 작품의 대부분이 도시 생활의 가치관을 반영하며 규범과 질서를 거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