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은 ‘히어로’처럼 보인다. 따뜻한 손길로 20세기 한국 현대사와 종교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고 그만큼 대중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김 추기경의 선종 3일째인 2월18일,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 일대는 조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월19일까지 그 수가 10만명에 이르렀다. 이 구름 같은 추모인파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사회적 약자는 무자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정부의 손길은 따뜻하기는커녕 잔인하다. 용산 참사는 그 상징적 사건이다.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한 희망은 희미해져만 간다. 야당도 불신의 도마에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더욱 간절하게 추기경이 그리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