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같은 업무가 주를 이루는 온라인팀에 최근 신나는 일이 생겼다. Cine21 Japan 사이트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cine21.co.jp라는 도메인으로 오는 4월1일 오픈을 앞둔 cine21 Japan은, 영화를 중심으로 드라마·쇼·오락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한국 대중문화를 일본어로 번역해 소개할 예정이다. 1년여 넘게 준비기간을 가져오던 이 프로젝트가 전격적으로 성사되면서 온라인팀은 무척 들떠 있다. 왜일까?

첫째, 우리는 사이트 만들기를 좋아한다 영화 좋아하고 <씨네21> 좋아해서 모인 온라인팀이지만, 우리의 업무 수행 DNA를 반분하는 특성은 인터넷, 그리고 웹사이트다. 돈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사이트를 끝없이 만들고 바꾸고 개선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다. 그런 우리에게 cine21 Japan 사이트는 다른 걸 다 떠나서 본능 충족의 호재다.

둘째, 돈을 벌고 싶다 플래시 동영상 사이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엠앤캐스트(mncast.com)가 운영 중단 위기에 놓여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담한 기분이었다. 플래시 동영상 사이트들은 수많은 네티즌의 생활에 밀착해, 컨텐트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기록의 저장공간으로 훌륭하게 기능해 왔다. 엠앤캐스트 사태는, 최소한 그것이 지속 가능한 사업이 될 정도의 비용을 보전해줄 비즈니스 시스템이나 마인드가 없는 현실을 일깨워 주었다.

원인 분석은 주제를 벗어나므로 접어두자. 심플하게, 그럼 컨텐트에 돈을 지불하는 시스템을 찾아가 일단 생존해보자는 생각이다. 한류가 죽었다는 냉철한 시장 분석도 참고는 하겠다만, 그런 시각이 있는가 하면 cine21 Japan에 투자 결정을 내리는 시각도 있는 법이니까.

셋째, 한국영화를 많이 알리고 싶다 우리도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접하면 화나고, 가능하면 좋은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 (주)씨네21 온라인팀의 관심과 능력 내에서 그 대상은 한국 대중문화일 것이다. 진짜 좋아서, 우리끼리만 보기 아깝다고 느꼈던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애정을 담아서 소개하고 싶다. 마치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걸 찾으면 동료에게 URL 전달하듯이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언젠가 일본에 진출한 인터넷 기업들의 위치가 표시된 야후 재팬 지도를 본 적이 있다. 멋져 보이고 부러웠다. 우리도 해외 근무 가면 잘할 자신 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