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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블레임: 인류멸망 2011> 언론 공개
2009-02-19

일시 2월 17일 화요일 장소 CGV 왕십리

이 영화

2011년 도쿄. 시립병원 응급센터에 한 환자가 실려온다. 의사인 마츠오카 츠요시는 단순한 감기라 판단하고 간단한 조제약을 주고 보낸다. 하지만 다음날 환자는 고열과 출혈 증세를 보이며 다시 실려오고 급기야 사망하기에 이른다. 뒤이어 환자와 접촉이 있었던 사람들이 비슷한 증세를 보이고, 일본 후생성은 이 질병을 신형 인플루엔자라 진단한다. 감염의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WHO의 메디컬 담당자인 코바야시 에이코가 도쿄로 파견되고, 병원 사람들은 그녀와 함께 힘을 모아 질병에 맞서 싸운다.

100자평

성질 급하게 미리 얘기를 하면 안되지만 '블레임: 인류멸망 2011'은 일치감치 2009년 워스트 영화 목록에 올렸다. 영화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만듦새가 형편없다.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고 의료진들은 치료를 하느라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이 과정으로 영화 대부분을 채우면 어쩌자는건가? 지루해서 몸을 뒤척이며 영화가 끝나기를 애원하는 사이 상식을 초월한 엔딩으로 후다닥 마무리를 하는데 보는 눈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영화 홍보에 속지 마시라! - 김종철/익스트림 무비 편집장

<블레임...>은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대유행(pandemic)을 다룬 영화로, 기존의 어떤 재난영화들 보다 사실감과 설득력을 지닌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괴물>에선 냉소적인 알레고리로, <아웃 브레이크>에선 음모론의 일환으로 다루어졌지만, <블레임...>은 신종 바이러스 창궐 자체를 정면으로 다룬다. 재앙의 규모와 파장도 훨씬 심대하다. 일본 재난 영화와 할리우드 재난 영화를 비교하면, 할리우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가족'보다는 '직업'이나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미처 만개하지 못한 연인 관계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다루어짐을 알 수 있다. <블레임...>에도 일본 영화 특유의 직업윤리와 관료사회 내부의 상호신뢰 등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일본 침몰>이나 심지어 <춤추는 대수사선>보다 다소 완화되어 거부감은 적다. 멜로 라인 역시 <일본 침몰>에서 보다 훨씬 덜 과장되고 기름기가 빠져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이 서태평양의 군도까지를 자신의 영향권으로 사고하는 '제국주의'적 관점과 동시에, 신자유주의에 의한 제3세계인들의 침탈되는! 삶까지를 포괄하는 '제국'적 스케일의 사고를 한다는 점이다. 영화는 충분히 볼 만한 가치를 지닌다. 왜냐하면 미생물학과 역학(epidemiology)적 관점에서 보았을때 영화에 등장하는 재난상황이 결코 황당한 설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블레임...>은 매우 타당성 있는 재난에 대해 아주 실감나는 묘사를 펼치는 영화이다. 영화를 통하여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위험에 대해 숙고해보는 것이 꽤 의미있는 일이라 믿는다. 황진미/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