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밝고 긍정적인 코미디영화가 잘된다고 한다. 그 법칙이 미술계에도 적용되는 것이라면 미국 작가 에디 마르티네즈의 작품만큼 적절한 대상을 찾기도 어렵다. 마르티네즈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는 ‘에너지’다. 그는 주변에서 누구나 쉽게 보는 사물을 그리되 그것들을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방식으로 묘사한다. 전화기 손잡이는 바나나로 변하고, 어릿광대는 두눈을 동그랗게 뜬 채 관객을 빤히 쳐다본다. 우는 사람의 눈에서는 눈물이 수도꼭지처럼 넘쳐 흐른다. 그림 속의 사물과 사람은 보는 이에게 어떤 메시지라도 전달하려는 듯 힘껏 자신을 드러낸다. 그런 과장성이 한편으로는 웃음을 유발하지만 한편으로는 정겹다. 마음을 꼭꼭 억누르고 사는 도시의 현대인에게는 더욱 그렇다.
서미앤투스하우스갤러리에서 열리는 에디 마르티네즈 개인전은 그의 과장된 회화법을 감상할 좋은 기회다. 코네티컷 출신의 마르티네즈는 2002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We are Custard 전>을 통해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인 뒤, 파격적인 색채와 시원스러운 터치로 단기간에 평론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은 미국 현대미술을 이끌 기대주로 평가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