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마의’ 세 번째 앨범 행렬 중 하나. 그러니까, 두장의 100% 팝 앨범 이후 과연 프란츠 페르디난드는 무엇을 들려줄 수 있을까? 무려 3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앨범에선 “여자들이 춤추도록 만드는” 것 외에 뭘 더 할 수 있을까?
반년간의 휴식 이후 스코틀랜드의 빅토리아 시대 극장에 칩거한 밴드는 도중에 프로듀서를 갈아치우기도 하며 온갖 실험적인 시도를 했다. 사람 뼈를 퍼쿠션으로 사용하고 천장에 마이크를 매달아 늘어뜨리고 좁은 방에서 마이크 하나만으로 녹음하기도 했다. 아프로 쿠반에 대한 관심과 70년대 구형 신시사이저의 활용은 단연 두드러진다. 그렇게 아이디어가 난무하다가도 결국은 친숙한 ‘라라라~’식 떼창과 박수로 곡을 마무리하곤 하는데, ≪Tonight: Franz Ferdinand≫는 내내 새로운 시도와 안전지대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미끈하게 잘 빠진 곡들을 심장이 터져라 쉴새없이 내질렀던 앞의 두 앨범이 클럽의 밤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여전한 밤의 외출이되 음산하고 불길하다.
팬들의 믿음을 회복시키고 앞의 트랙들마저 흥미롭게 여기도록 이끄는 건 마지막 세 트랙이다. 5분이 지나서 신시사이저가 이끄는 광란의 질주를 벌이는 <Lucid Dreams>나 희미하게 덥(dub)의 기운마저 풍기는 발라드 <Dream Again>은 클럽을 나서서 아직 새벽이 찾아오지 않은 거리에서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심정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이 트랙들이야말로 낡고 으스스한 빅토리안 극장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율리시스’(첫 싱글 제목)가 된 그들이 다음 앨범에선 새로운 출구를 찾을 거라는 전조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