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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스] 더이상 인디 댄스는 없다
2008-12-18

《Day & Age》 킬러스 | 유니버설 발매

2005년 초 NME 어워즈 투어를 함께 돌았던 (한창 잘나가던) 신인 밴드들, 그러니까 킬러스, 퓨처헤즈, 블록 파티, 카이저 칩스가 올해 세 번째 앨범을 내놓았다. ‘one hit wonder’가 산업과 팬덤 양쪽 모두에서 소비패턴으로 굳어진 대중음악에서 세 번째 앨범이란 그야말로 생사의 갈림길이다. 동어반복의 한계지점이랄까. 혹여 스러짐의 징후라도 읽어낼까 팬들이 가슴 서늘해하며 듣는 앨범인 것이다.

킬러스의 세 번째 앨범 《Day & Age》에는 데뷔앨범 《Hot Fuzz》에서 (음악이나 태도 면에서) 그 자신이 경배하는 듀란듀란, 큐어, 모리시의 환영을 불러일으키며 뜻밖의 감동을 일깨웠던 기운이 씻겨나가고 흔적도 없다. 대신 지난해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로 서며 확장된 아레나 록 밴드로서의 자신감이 <Human> <Spaceman> <Joy Ride>로 이어지는 3연타에서 확인된다. 게다가 놀랍게도 라스베이거스 출신의 이 4인조는 80년대 영국의 뉴로맨틱과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70년대 미국 록을 트랙을 바꿔가며 절묘하게 오간다. 물론, ‘뭔 소리야’를 내뱉게 만드는 ‘Are we human or are we dancer’ 같은 가사도 튀어나오고, 과욕과 과대망상과 허풍의 균형을 가까스로 맞추지만(이 선을 넘어가 좌초한 뮤지션들 또한 얼마나 많은가). 그래도 킬러스의 횡설수설은 코웃음칠지언정 거역하기는 힘들다.

홍지은 음악애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