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남은 성냥에 모두 불을 붙였다. 다시는 배고프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어릴 적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읽으며 가슴 저릿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찬바람이 살을 에는 저녁 거리, 성냥을 팔기 위해 서성이는 오갈 데 없는 작은 소녀.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 비관적인 <성냥팔이 소녀>을 해피엔딩으로 각색한다면? 거기다 굶주린 소녀를 따스하게 위로할 사려 깊은 무용을 곁들인다면?
12월 말 정동극장에서 선보이는 <성냥팔이 소녀의 꿈>은 안데르센의 염세적인 세계관을 한 움큼 덜어내는 대신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탭댄스, 삼고무, 오고무 등 전통무용을 이용한 타악 퍼포먼스를 맛깔나게 곁들인 무용극이다. 지난해부터는 마술쇼도 도입했는데 누더기 옷이 드레스로 거듭나고, 빈 식탁이 순식간에 음식으로 가득 차는 장면들이 신데렐라의 변신 못지않게 화려하다. 어른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지만 연말 특별한 이벤트를 바라는 아이들과 함께 오면 더욱 좋을 그러니까 딱 ‘송년가족무용극’. 2005년 초연돼 올해로 4회째를 맞았는데 매년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인기작이란다. 마술장면은 마술사 정성모가 연출했다. 만 4살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