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보이밴드는 컴백할 수 없다. 비정한 아이돌계의 진리다. 보이밴드는 나이 들면 끝이다. 소녀팬들은 금세 빠져나가고 인기는 한철이다. 로비 윌리엄스나 저스틴 팀버레이크처럼 보이밴드를 일찌감치 탈출해 솔로로 성공하는 길밖에 없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테이크 댓은 10년 만의 재기앨범 ≪Beautiful World≫로 지난해 영국 차트를 휩쓸었다. 늙은 보이밴드는 컴백할 수 없다는 아이돌계의 진리가 완전히 박살이 난 거다.
보이존의 새 앨범이 나온 것도 테이크 댓의 성공 덕분이라 할 만하다. 보이존은 애초에 잉글랜드에 대항하는 아일랜드의 자존심으로 결성된 보이밴드였다. 잉글랜드가 재기에 성공한다면 아일랜드도 발끈하게 마련이다(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 아니겠는가). 하지만 보이존의 재기앨범은 어째 좀 김이 샌다. 베스트 앨범에 신곡을 세개 끼워넣은 형식이다. 신곡 <Love You Anyway>도 야심적인 멜로디는 아니다. 그래도 보이존의 지난 명곡들이 한 앨범에 모여 있으니 팬들이라면 구매할 가치는 충분하다. <No Matter What> <Love Me For A Reason> <Picture of You> 등 갓 원두커피를 시작한 90년대의 카페에서 지칠 때까지 나오던 노래들을 생각해보시라. 게다가 이지-리스닝 팝 컬렉션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