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루는 해금을 연주한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Timetable>에서 그녀의 이름을 본 사람도 있을 테고, 영화 <…ing>의 삽입곡 <그녀에게>를 부른 가수로 휘루를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무려나, 이제야 휘루의 솔로 1집이다.
‘눈물을 뿌리다’라는 뜻이지만,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풀어쓴 것에 더 가까운 휘루의 음악은 그 이름대로 감각적인 팝송과 예민하고 쓸쓸한 서정 사이 어디쯤 존재한다. 그건 어쩌면 <3호선 버터플라이>와 <…ing> 정도의 거리 같다. 단조로운 전기기타와 쓸쓸한 보컬에 이펙트를 건 해금이 끼어들며 만드는 독특한 풍경은 꼭 이맘때의 거리풍경 같다. 스산하고 아름답다. 춥고 그립다. 한번 본 풍경인데 오래도록 남는다. 풍부한 공감각, 가벼운 노이즈, 가라앉은 여성 보컬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번 겨울을 함께해도 좋을 음반이다. 별로 중요한 정보는 아니지만, 이 앨범에는 크라잉넛, 킹스턴루디스카, 남상아, 그리고 H2O와 삐삐밴드에 있던 베이시스트 박현준, 문샤이너스의 최창우, 키보디스트 고경천이 참여했다.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