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1월 24일(월) 오후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라디오 DJ 남현수(차태현)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산다. 펜트하우스에서의 고급스러운 아침식사와 여배우와의 비밀스런 연애, 쿨한 싱글 라이프는 그의 일상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의 애청자 황정남(박보영)이 한 꼬마아이(왕석현)를 데리고 그를 찾아온다. 그녀의 말인즉슨, 자기는 남현수가 중3때 실수로 낳은 딸이며, 데리고 온 아이는 손자 황기동이라는 것. 펜트하우스에 이들 모자가 눌러앉으면서 남현수의 삶은 꼬이기 시작한다.
말X3 “아이가 생겨서 역할을 더 잘 소화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미혼이었다면 지금보다 잘하지 못했을 거다. 가뜩이나 식상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는데 남현수가 워낙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 걱정했다. 출연 분량은 내가 제일 많지만 이 영화는 내 영화가 아닌 박보영과 왕석현의 영화다." - 차태현
“다른 작품을 참고하기 보다 시나리오를 보고 나만의 정남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나에게 영화와 같은 상황이 닥친다면 어떤 행동을 할지 많이 생각해봤다. 그것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기보다 극중 정남이처럼 직접 찾아가서 부딪혀 볼 생각이다." - 박보영
100자평
차태현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 뻔하게 들린다. 차태현이 자기도 몰랐던 어린 딸과 손자를 둔 라디오 DJ로 나오는 코미디 영화? 역시 뻔하게 들린다. 물론이다. <과속 스캔들>의 줄거리는 뻔하다. 그런데 영화는 뻔한 줄거리를 뛰어넘는다. 전형적인 이야기를 단단하게 끌고갈 줄 알고, 또 기대치 않은 트위스트도 잘 구사하는 감독의 솜씨 덕분이다. 사소한 디테일도 잘 살아있다. 보통 한국 영화에서라면 쓸모없이 근사한 무대로만 남용됐을 차태현의 아파트도 공간의 쓰임에 대한 고민이 잘 살아있고, 뻔하고 뻔하게 소모되던 아역배우도 적재적소에서 제대로 활용된다. 차태현은 코미디 장르 속에서는 물만난 돌고래처럼 매끈한 연기를 할 줄 안다는 걸 오랜만에 증명한다. 박보영과 아역배우 왕석현의 연기도 아주 좋다. 기대안하고 갔다가 쓸만한 물건을 만난 기분이랄까. 이 정도라면 웰메이드라는 말을 붙여도 썩 괜찮다. -김도훈 <씨네21> 기자
차태현의 말대로 <과속스캔들>은 박보영과 왕석현의 영화다. 애엄마 연기부터 노래까지, 신인이 경험할 수 있는 대부분의 고생을 다 겪은 듯한 박보영과 꾸밈없는 애교로 무장한 왕석현의 연기는 이 영화의 든든한 활력소다. 그런데 어린 배우들이 주목받을수록 차태현의 연기 또한 돋보인다. <과속스캔들>에서 그는 익숙함 위에 노련함을 덧입은 것처럼 보인다. 경험 부족한 신인 연기자들을 상대로 능숙하게 대사를 치고 받는 차태현의 모습은 그의 장점이 리액션에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과속스캔들>은 서툴지만 힘있는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와 매끄럽고 안정적인 차태현의 연기가 바람직한 균형을 이룬 영화로 기억될 듯하다. -장영엽 <씨네21>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