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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경] “동네극장에서 뜨거운 반응”
강병진 2008-11-18

‘삼색영화제’ 담당하는 롯데시네마 마케팅 프로그램팀 홍라경씨

롯데시네마의 삼색영화제를 아는 서울시민은 많지 않다. 하지만 멀티플렉스용 상업영화만을 볼 수밖에 없는 지방관객에게는 소중한 연례행사다. 롯데시네마 마케팅 프로그램팀의 홍라경씨는 매년 여름마다 삼색영화제의 잔치를 마련하는 장본인이다. “매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하려다가도 결국에는 늦여름부터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겪어야 하지만 “관객의 호의적인 반응 때문에 다시 다음해를 기약한다”고. 그는 “서울관객에게도 삼색영화제가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색영화제가 주업무는 아닐 것 같다. =극장 전체의 프로그램을 담당한다. 어떤 영화를 상영할지도 결정하고, 기획전이나 이벤트도 담당한다. 삼색영화제는 입사 초기였던 2회부터 맡게 됐다. 지금은 예술영화전용관인 아르떼도 맡고 있다.

-회사에서 영화제 전체 기획을 맡겼을 때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다. (웃음) 갓 입사해서 아무것도 모를 때 맡게 된 거라 막연하기도 했고 걱정도 많이 했다. 처음에는 프린트 수급을 혼자 다 진행했다. 다행히 주변 배급사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제까지 온 것 같다. 회사에서도 다른 일을 빼주지는 못해도 나름 고려를 해주는 편이다. (웃음)

-삼색영화제는 언뜻 보기에는 컨셉이 모호하다. 어떤 의도로 기획된 행사인가. =영화제들이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어서 지방관객에게도 다양한 영화를 보여주자는 의도였다. 롯데시네마가 지방에 더 많은 극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곳곳에서 왜 우리 동네 극장에서는 안 해주냐고 하더라. 그래서 서울 중심의 영화제가 아니라 지역 순회상영 방식의 행사를 기획한 거다. 이왕이면 모든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제였으면 했다.

-영화제 프로그래밍을 하다보면 본인의 취향도 크게 작용할 것 같은데. =사실 나도 예술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삼색영화제를 맡고 나서야 보기 시작했는데 어쩔 수 없이 나에게도 재밌는 것과 지겨운 것이 갈리더라. 원칙은 대중적인 취향에 맞는 다양성 영화를 고르는 것이다. 올해 같은 경우는 아예 코미디, 액션, 스릴러의 장르를 나눠서 준비했다.

-이제 5회째다. 그동안 관객반응은 어땠나. =초기에는 이런 영화제도 있었냐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지방관객 가운데 11월만을 기다려 왔다는 분들도 많이 있다. 특히 울산, 대구, 부산 관객의 반응이 높다. 기존의 다양성 영화들이 서울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개봉했기 때문에 삼색영화제가 지방관객에게는 색다른 체험의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올해 상영작 가운데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 =개막작인 <레저베이션 로드>를 추천한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가족관객을 중심으로 프로그래밍을 했는데, 배우들의 심리연기가 가족관객에게 공감을 일으켜줄 만한 작품이다. <더 폴-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은 뛰어난 영상미 때문에 ‘강추’하고 싶다.

-회사에서 맡긴 일이긴 하지만 이제는 본인으로서도 삼색영화제에 욕심이 있을 것 같다. =롯데시네마 하면 떠오르는 행사였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삼색영화제뿐만 아니라 아르떼를 통해서도 다양한 기획전을 준비할 것이다. 한해 동안 인기가 많았던 다양성 영화를 총정리하거나 감독 특별전도 할 것이다. 작품성이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상영관을 못 잡는 영화들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소개하고 싶다.

사진제공 롯데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