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알다시피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은 임시 밴드다. 이브라힘 페레, 콤바이 세군도, 루벤 곤잘레스를 비롯한 쿠바 영감님들은 라이 쿠더에 의해 재발견되었고, 빔 벤더스의 영화를 통해 전 지구적인 음악적 영생을 얻었다. 하지만 그들의 공연을 다시 볼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 각자의 음악적 활동을 위해 헤어졌던 영감님들은 다시 한자리에 모여 연주를 들려주기도 전에 차례차례 세상을 떠났다. 1998년 7월1일에 열렸던 전설적인 뉴욕 카네기홀 공연은 기껏해야 빔 벤더스의 영화에서 아주 잠시 목도할 수 있을 따름이다.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O.S.T로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이 실황 음반의 발매를 끝없이 기다려왔던 것도 이해가 간다. 다행히 입맛만 다시던 팬들을 위해 카네기홀 공연을 통째로 꾹꾹 눌러담은 ≪BUENA VISTA SOCIAL CLUB AT CARNEGIE HALL≫이 발매됐다. 16곡이 2장의 CD에 들어 있는데다가 32페이지에 이르는 콘서트 부클릿도 부록이다. 참, 이들은 공연을 한번 더 했다. 1998년 4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카레 극장에서 열렸던 이틀간의 공연이다. ≪BUENA VISTA SOCIAL CLUB AT CARNEGIE HALL≫을 듣노라면 그 이틀의 밤 역시 언젠가는 발매되기만을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