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의 사라 맥라클란은 록계의 여신이었다. 그녀의 음악이 새로운 재니스 조플린마냥 굉장해서 그랬던 건 아니다. 맥라클란의 음악에 앨라니스 모리세트의 폭발적인 에너지는 없었다. 토리 에이모스의 똘끼 가득한 실험정신도 없었다. 맥라클란은 P. J 하비 같은 천재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의 부드럽고 세련된 포크송들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때때로 음악은 아름답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게다가 맥라클란은 여성 아티스트들만 참여가능한 록페스티벌 ‘릴리즈 페어’를 창시함으로써 남성 편향의 록계에 주먹을 들이미는 강인함도 갖추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90년대 여성 록계의 든든한 이모였다. 오랫동안 베스트 앨범을 기다렸는데 올해야 맥라클란은 신곡과 함께 베스트를 발매했다(명성이 지기 전에 냈더라면 더 많이 팔았을 텐데 말이다). 데뷔 이래 발표한 정규앨범 6장이 거의 다 밀리언셀러였으니 데뷔싱글 <Vox>에서 신곡 <U Want Me 2>까지 16곡 중 하나도 빼놓을 게 없다. 특히 그녀 커리어를 가장 단단하게 다듬어준 희대의 히트곡 <Building A Mystery>와 <Adia>는 여전히 빛을 잃지 않았다. 다시 들어도 정말 좋은 팝송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