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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계 복고의 기수가 들려주는 예스러운 사운드
박혜명 2008-10-23

≪The Way I See It≫ 라파엘 사딕/ 소니BMG 발매

우리 시대의 대중예술은 과거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패션. 패션계의 화두는 매 시즌 레트로, 즉 복고다. 자본과 기술, 감성의 3박자가 가능케 한 이 시간 여행은, 갓 만들어진 물질세계를 역사적인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매혹적인 긴장감이 ‘복고’라는 태도의 핵심이고, 라파엘 사딕은 솔계에서 복고의 기수다. ‘찰리 레이 위긴스’라는 지극히 동시대 미국인다운 본명을 가진 라파엘 사딕은 1990년대 미국 흑인음악신의 주류였던 네오솔·뉴잭스윙쪽의 뮤지션이다. 네오솔이란 1960~70년대 정통 솔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 즉 레트로 장르다. 그는 친형 및 사촌형제와 함께 1988년 ‘Tony! Toni! Tone!’라는 그룹을 결성해 활동했고 2000년에는 R&B그룹 ‘루시 펄’도 만들어 잠시 활동했다. ≪The Way I See It≫은 그가 솔로로서 발표하는 세 번째 앨범. 현대적 감각보다는 정통 모타운 사운드쪽에 더 치중하는 사딕의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 솔음반이다. 구수하고 흥겨우며 맛깔스럽고, 조스 스톤과 스티비 원더가 피처 게스트로 참여한 트랙들은 가히 환상적이다. 제이-지가 랩 피처링을 한 마지막 트랙은 좀 뜬금없지만, 예스러운 모타운 사운드에 갈급했던 청자라면 당장 달려나가 구입해도 후회하지 않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