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성인영화만 상영, 여성만 입장 가능, 관객점유율 83%, 마지막 2회 상영 전석 매진…. 2007년 11월1일부터 7일까지 씨너스 이수에서 열린 ‘핑크영화제’는 화제의 연속이었다. 단기 기획전으로 생각하고 ‘제1회’라는 문구도 넣지 않았건만, 관객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주최쪽인 씨너스 이수는 올해 11월1일 다시 한번 핑크영화제를 준비했다. 영화제 기간도 7일에서 28일로 대폭 늘리고, 엔화가 1400원을 육박하는 상황에서 (주희 이사의 표현에 따르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게스트도 대거 초청한 제2회 핑크영화제의 밑그림을 씨너스의 주희 이사에게 물었다.
-1회를 치르고 생각이 많았을 것 같다. 2회의 방향성이 궁금하다. =핑크영화가 깊게 들어가면 어렵고 난해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1회 때는 밝고 건전하게 성을 조명하는 작품 위주로 관객에게 소개했었다. 반면 2회에는 작품성이 강화된 핑크영화들을 준비했다. 앞으로 영화제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핑크영화들을 꾸준히 소개할 생각이다.
-영화제 기간이 7일에서 28일로 대폭 늘어났더라. =올해는 씨너스의 네 지점(이수, 오투, 대전, 이채)이 핑크영화제에 참여하는 전국 순회상영 방식을 택하면서 영화제 기간이 길어졌다.
-2회를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지난해에 의외로 “핑크영화의 수위가 낮다”고 지적하는 관객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영화제에는 논란을 감수하고 하드코어 섹션을 따로 마련했다. 아마 각오를 단단히 하고 보셔야 할 거다. (웃음)
-개인적으로 이번에 관객이 주목했으면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핑크 사천왕’ 섹션이다. 얼마 전에 영화제 때문에 공공기관에 들렀는데 관계자들이 핑크영화랑 포르노도 구별을 못하시더라. 핑크영화는 에로라는 색깔이 들어갔을 뿐 일반영화랑 다를 것이 없다. 이 섹션은 ‘영화’로서 핑크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남자관객의 항의는 없나. =너무 많다. (웃음) 역차별이란 불평이 많은데, 우리도 이건 딜레마다. 성 담론에 있어서 여성에 폐쇄적인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당분간은 ‘오직 여성 관객’이란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지만 4, 5회쯤 되면 남자와 여자가 한 공간에서 당당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그런 취지에서 올해는 커플데이를 만들었다. 매주 수요일, 여성 관객과 함께 온 남성 관객은 영화제 입장이 가능하다.
-앞으로 핑크영화제를 매년 볼 수 있는 건가. =그렇다. 우리는 앞으로 핑크영화의 제작 노하우도 관객에게 소개할 생각이다. 한국에서 직접 핑크영화를 제작할 계획도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감독은 <낙타들> <모텔 선인장>의 박기용 감독이다. 그는 핑크영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우리 영화제에 많은 힘을 실어준 사람이다. 감독님에게 이미 제의를 한 상태고, 수락하신다면 그 영화를 내년 핑크영화제 개막작으로 올릴 생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