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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단절을 뛰어넘어 앞으로 나아가다

≪Forth≫ 버브/ EMI뮤직 발매

그렇다, 버브다. 첫 싱글 <Love Is Noise>로 맛만 보여준 새 앨범은 촘촘하고 쟁글거리는 사운드로 나타났다. 밴드의 일원으로 돌아온 리처드 애시크로포트의 예의 자의식 가득한 보컬도, 닉 매케이브의 빈틈없는 기타 연주도 그대로다. 맙소사, 그때 그 버브 그대로다. 앨범을 여는 <Sit And Wonder>의 광활한 사운드 스케이프는 <Love Is Noise>의 뻐근한 두근거림을 지나 <Rather Be>와 <Judas>의 느긋한 풍경으로 이어지고, <Numbness>와 <I See Houses>를 거쳐 8분짜리 <Noise Epic>에서 정점을 친다. ≪Urban Hymns≫가 아닌 ≪A Northern Soul≫을 환기하는 정서는 <Noise Epic>을 기점으로 <Valium Skies>와 <Columbo>를 거쳐 <Appalachian Springs>로 아련하게 이어진다. 이론의 여지없이 훌륭하다. 그래서 이 앨범에 대한 호들갑에도 수긍하게 된다. 그러니까 지난 10년간의 이러저러한 사연과 오해와 소통 불가의 모든 사정을 고스란히 잊게 만드는 앨범이다. 제목은 ≪Forth≫. ‘앞으로’라는 뜻이면서 ‘Fourth’로도 읽힌다. 10년 만의 네 번째 앨범에서 이들은 당연하다는 듯 앞으로 나아간다.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