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6일 개봉하는 <하우투 루즈 프렌즈>는 제2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꿈꾸는 작품이다. 원작자 토비 영이 미국 잡지 <베니티 페어>에서 5년간 일한 경험을 토대로 쓴 작품이라니 아주 일리없는 꿈은 아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삼류 연예잡지를 펴내는 런던의 삼류기자 시드니 영(사이먼 페그)이다. 그는 더러운 가십 기사들만 쓰다가 우연히 미국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잡지에 스카우트 당한다. 게다가 세 명의 아름다운 여자가 시드니의 주위를 돌기 시작한다. 하나는 직장동료 앨리슨(커스틴 던스트). 다른 하나는 시드니가 취재해야 하는 섹시스타 소피 메이즈(메간 폭스). 그리고 메이즈의 매니저(질리언 앤더슨)다. 그중에서 소피 메이즈를 연기하는 메간 폭스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했다. 사막 한가운데서 <트랜스포머2>를 찍으며 작성한 답변지라고 한다. 모래바람을 씹으며 작성한 답변이 충실할 리 없겠으나 그녀의 멍한 눈동자와 도톰한 입술을 떠올리며 읽으니 좀 섹시하긴 하다. 내 말은, 답변 말이다.
-<트랜스포머>의 아시아 정킷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짧게, 아주 짧게 방문한 적 있다. 뭐 좀 특이하다고 느꼈던 점이라도 있는가. 기억이 난다면 말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차도 많았고, 굉장히 화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우투 루즈 프렌즈>에서 당신이 맡은 역할 소피 메이즈는 어떤 인물인가. 시놉시스만 봐서는 왠지 영화의 아이캔디(Eye-candy)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렇게 봐주니 고맙다. 소피는 아름다우며, 자신의 아름다움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당당하다.
-어떻게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됐나. 캐스팅 디렉터가 당신의 어떤 면을 원한다고 말하던가. =원작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화되면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잡았을 뿐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어떤 부분을 특별히 주목해서 봐줬으면 좋겠는가. =재미있게 봐주었으면 좋겠다. 소피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있는 그대로 봐주면 좋겠다.
-같이 연기한 사이먼 페그는 할리우드에서는 신인이지만 한국에서는 꽤 컬트적인 팬들을 지닌 영국 코미디 배우다. 게다가 아주 영국적인 유머감각을 연기로 표현하는 데 능한 배우이기도 하다. “훌륭하고 친절한 배우다”, 뭐 이런 거 말고 같이 작업하기에 좀 독특한 면들은 없던가. =그는 똑똑한 배우다. 그와 함께 영화를 해서 기뻤다. 그는 분위기를 주도할 줄 아는 사람이며, 내가 가진 코믹함을 이끌어내주었다. 상대방이 가진 재능을 끌어낼 줄 아는 사람이다. 정말로 똑똑하다.
-<트랜스포머>의 거대한 성공이 당신에게 가져다준 건 뭔가. 솔직히 거대한 SF블록버스터에 출연해서 하이프를 좀 탄 뒤에 금세 사라지는 배우들도 많았지 않나. =나는 이미 <트랜스포머2>를 찍고 있다. 이만하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욕심을 내기보다는 현재에 만족하고 충실하게 일하면 불안하지 않다. 나는 현재를 즐긴다.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여배우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런데 금발로 염색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갈색머리로 유명해진 여배우들은 곧바로 금발로 염색하고 섹시함을 팔아먹지 않나. =나보다 섹시하고 예쁜 여자들은 영화판에 가득하다. 나는 자연스러운 게 좋다. 억지로 꾸미고 치장하는 것은 반대다. 나는 나의 검은 머리를 사랑한다. 다들 금발머리기 때문에 나의 검은 머리가 더 돋보인다고 생각한다.
-<주노>의 디아블로 코디가 각본을 쓴 <제니퍼의 보디>(Jennifer’s Body)에서 타이틀롤을 맡았다. 섹시한 여배우 이상의 것을 보여줄 수 있을 법한 프로젝트다. 게다가 치어리더에다 살인마라니. =상상하는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코믹하고 섹시한 청춘영화다. 기대해도 좋다.
-<트랜스포머>의 속편을 촬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더 거대해지고 더 폭발적이고 더 정신없겠지. 그런 거 말고 전편보다 더 나아지는 부분, 혹은 달라지는 부분은 뭐가 있나. 옵티머스 프라임이랑 종을 넘어선 연애라도 하나. =요즘은 하루 16시간씩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게다가 여기는 사막 한가운데다. 영화에 대한 다른 이야기는 계약서상에 하지 말라고 되어 있어서 할 수 없다.
-좀 진부한 질문이지만 궁금하다. 당신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여배우는 누군가. =최근에 메릴 스트립. 그녀는 무슨 연기든 다 가능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