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a Heliopolis IV 134 x 300cm
이른바 ‘뽀샵’의 기술이 보편화되어 있는 세상일지라도 사진이 사진으로서 존재하는 한 그것이 담아내는 이미지는 적어도 진짜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사진처럼 거짓말하기 쉬운 매체도 없다. 이것은 마치 사기가 성공하려면 피해자의 전적인 신뢰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스페인의 사진작가 디오니시오 곤잘레스는 되레 전시 제목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이 사실이냐고. 그가 사진 속에 담아낸 풍경은 브라질의 도시 빈민가 파벨라다. 빈곤한 일상을 그대로 잡아낸 아슬아슬한 주택가의 풍경 사이에는 유리나 나무 등의 자재로 사전 제작된 건물들을 함께 조작하여 하나의 풍경으로 밀어넣었다. 디지털 조작으로 재건축을 한 격이다. 결국 이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제목으로 미리 선수를 친 것이다. 하지만 사진 속의 풍경은 오묘하게 조화롭다. 세련된 가건물의 모습이 빈민 주택과 결합한 이미지는 따뜻한 하늘 빛깔과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빈민가에 대한 해결책은 외부자의 시선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닌, 그들 삶과 어우러지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제안이 사진 속에 들어 있다. 작가의 거짓말은 그러니까 문학으로 치자면 반어법이다. 사진에 가짜를 조작한 그의 거짓말 욕망의 반영이 아니라 소망의 투영이다. 절망적인 현실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담았음에도 이 널찍한 아홉점의 작품들이 따뜻함을 발산하는 건 작가의 그 로맨틱한 거짓말 때문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