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관심사병에 악영향
<헤이 웨잇> 제이슨 지음/ 새만화책 펴냄 <자살 토끼> 앤디 라일리 지음/ 거름 펴냄
<헤이 웨잇>은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북유럽 만화다. 북유럽은 우리의 우방으로도 보이지만, 사회 민주주의라는 이상한 좌파적 이념에 물들어 있는 곳이다. 이 만화는 한 청년이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인생의 큰 변화를 겪게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일견 서정적인 작품으로 보이지만, 그 담담한 듯 세세한 묘사가 인생의 슬픔을 극한으로 드러내게 된다.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관심사병들이 읽었을 때 자살 충동이나 인생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를 지니게 될 수 있으니 요주의해야 한다.
<자살 토끼> <돌아온 자살토끼> 라는 작품은 사병들의 애인들이 장난 삼아 선물로 주기에 좋은 책이다. 이 작품은 별다른 대사 없이 무표정한 토끼가 여러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토끼는 토스터 기계 속에 들어가고, 다리미 밑에 들어가 전원 스위치를 누르고, 택배함 밑에서 무거운 책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올핌픽 성화 속에 숨어 있는다. 얼핏 유머를 묘사하기 위한 듯하지만, 자칫 자해나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병들에게 이를 충동질할 여지가 많다.
02. 저속 풍습 묘사
<타짜> 허영만, 김세영 지음/랜덤하우스 펴냄
분명한 이념적 색채를 가진 작품들만이 불온한 정서를 유포하는 것만은 아니다. 요즘 세대의 나약한 특성을 파고들어 교묘하게 군인정신을 해치는 만화들 역시 요주의 대상이다. 영화로도 큰 인기를 모은 <타짜>는 섰다, 고스톱 등 사회의 저속한 도박 문화를 미화하고 도박꾼들을 영웅시하고 있다. 특히 명절에 특별 휴가나 외박을 얻은 병사들이 이러한 도박에 빠져 여비를 잃고, 부대 복귀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군대 내에서도 일요일 전투 축구 등 각종 내기 문화가 만연되어 있는데, <타짜> 같은 작품은 거기에 불을 지를 게 뻔하다.
4부작에 이르는 <타짜>는 해방 이후 국내에 유행한 도박들을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러 사건들을 배경으로 펼치고 있다. 허영만, 김세영의 전작 <오! 한강>에서도 그랬듯이, 그 역사적 기술이 반공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우선시하는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만화는 마치 주인공들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가 좌우익의 이념 대립, 운명적인 가난, 군부 정권의 자유 억압과 같은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는 뉘앙스를 계속 풍기고 있다.
03. 국제 세계에서 반미의식 고취
<팔레스타인> 조 사코 지음/글논그림밭 펴냄
우리의 우방인 미국의 국제적인 활동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작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 스스로 이스라엘과 대치 중인 팔레스타인을 방문하여, 그때 겪은 여러 개인적인 사건과 정치적인 지식을 소개하고 있는 르포 형식의 만화다. 저널리즘 형태를 띠며 객관성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지나치게 객관적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주적이 누구이고 우리의 우호 동맹이 누구인지를 망각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만화에서 그려지는 이스라엘 병사들은 팔레스타인 자치구 사람들의 자택을 수시로 습격하여 불순분자를 체포해간다. 이는 테러리스트들이 암약하고 있는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조치다. 대한민국에서도 분명한 반공 이념에 따라 경찰과 군인이 활약하던 시절에는 흔히 일어나던 일이다. 또한 팔레스타인 지구에 유대인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주민들의 농작물을 훼손하는 등 만화를 보면 이스라엘을 마치 근본적인 악인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들의 배후에 서 있는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04. 청소년에게 정치의식 주입
<쿠니미츠의 정치> 안도 유마, 아사키 마사시 지음/학산문화사 펴냄
최근 촛불집회 등으로 사회 기강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는데, 특히 청소년들이 시위에 참여함으로써 각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쿠니미츠의 정치>는 중학교를 겨우 나온 무식한 십대 주인공이 미래의 총리 대신을 목표로 해서 무턱대고 지역의 현실 정치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없는 청소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나선다는 것 자체가 불순하고 불경하다. 더불어 현실 정치의 어려움을 모른 채 지역의 비리를 과장하며 일반 시민을 선동하는 점도 우려를 자아낸다.
쿠니미츠는 자신이 학교를 그만둔 주제에 지역 학교의 회장 선거에 개입하여 닭모이 주는 게 일과인 학생을 회장 자리에 올려놓는다. 향후 이 학생의 우둔함을 이용해 전교조의 사상을 주입시키지 않을까 의심된다. 나아가 쿠니미츠는 신치바가사키라는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군소 시장 후보를 도와 여러 정치적 분란을 일으킨다. 만화에 등장하는 현직 시장 등의 정치인들은 지역의 기업체들과 결탁해 불필요한 건설 공사를 벌인다든지 해서 시민들의 단물을 빨아먹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만을 부각해 선량한 시민에게 계급의식을 야기시키는 좌파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쿠니미츠가 일자무식인 주제에 정치판에서 활약하게 되는 것도 폭주족이나 야쿠자 친구들을 동원한 폭력적인 방법이 적지 않다. 이런 패거리들이 촛불시위에 나타나 전경 앞에 서기만 해도, 시위 진압 의욕을 현저하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05. 아군과 적군의 교묘한 혼란 조장
<300> 프랭크 밀러, 린 발리 지음/세미콜론 펴냄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모은 본격적인 전쟁만화다. 고대 그리스 시대를 배경으로 페르시아의 대군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일군의 스파르타 병사들이 목숨을 내걸고 협곡에서 필사적인 전투를 펼치다 장렬히 산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만화만큼 군인정신의 표본을 제대로 보여주는 만화는 없다며, 국방부 추천 도서로 정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불순분자들의 의식화 작업이 얼마나 교활하게 이루어지는지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만화는 일견 페르시아로 상징되는 아랍의 전쟁 책동에 맞서 그리스로 대표되는 서구의 백인 세계가 처절한 항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페르시아와 협상에 나서 사실상 항복하자는 의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스파르타의 군인들이 ‘승리 아니면 죽음’을 외치고 나서는 모습은 국가의 위기시에 나약한 정치인들을 믿지 못해 대한민국의 소수 군인들이 떨쳐나선 일과 겹치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만화의 페르시아 대군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대군을 뜻한다고 보면 어떤가? 남한의 민주주의 세력은 미국과 동맹을 맺으며 화친에 나서지만, 소수의 강력한 군사력으로 무장한 북한 괴뢰도당은 자신들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줄 모르고 전쟁에 나선다. 스파르타 군사들이 붉은색 팬티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06. 계급의식 주입과 반정부활동 독려
<임꺽정> 이두호 지음/ 자음과 모음 펴냄
고우영, 이두호 등 여러 작가의 버전이 돌아다니고 있는 요주의 작품이다. 조선시대 <명종실록>과 <동국전란사>에 기록되어 있는 실존의 도둑 임꺽정을 모델로 하여, 백정 출신의 범죄자가 무리를 이루어 국가 지도층과 관군에 저항하는 무장세력을 이룬다는 매우 위험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작품은 조선시대의 양반들이 서민들을 계급적으로 착취하는 것으로 묘사해 적개심을 유발하고, 이에 저항하는 임꺽정이라는 인물을 영웅시하며 무장 게릴라 활동을 합리화하고 있다.
<일지매> <장길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의 유사한 작품들도 다수 나와 있는데, 모두 도적떼가 반정부군의 형태로 반란을 획책하는 모습을 미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드라마로 만들어진 <일지매>는 미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외적인 미에 현혹되는 젊은 세대들의 의식 속에 교묘한 영웅의 이미지로 침투하고 있다. 일부 부대의 첩모에 따르면 일지매를 모방하여 중대장실에 들어가 야식용 참치캔을 훔쳐간 뒤에 매화 나무 그림을 남겨두고 가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07. 민중 혁명 교육 자료
<북해의 별> 김혜린 지음/ 길찾기 펴냄 <베르사이유의 장미> <올훼스의 창> 이케다 리요코 지음/ 대원씨아이 펴냄
여군 장교들은 물론 요즘 세대의 남성 사병들은 순정만화라는 여성 취향의 만화를 읽는 데도 주저함이 없다. 여성 만화라고 해서 청순가련한 주인공들이 등장해 달짝찌근한 연애담만 펼치는 게 아니다. 사실은 그런 로맨틱한 사건들을 묘사하는 듯, 은연중에 위험한 사상을 주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북해의 별> <베르사이유의 장미> <올훼스의 창> 등은 각각 북유럽의 해상강국, 프랑스, 러시아의 혁명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모두 다 젊고 잘생긴 남녀 주인공들이 귀족사회의 병폐와 계급사회의 모순을 깨닫고 혁명 운동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치 남녀 주인공들의 격정적인 사랑을 묘사하기 위해 극적인 사건 속으로 몰아넣는다는 듯 우회적인 침투의 교묘함이 더욱 우려되는 부분이다.
다채로운 꽃미남 꽃미녀를 등장시켜 여성들을 무장 해제시키는 등 수법이 교활한데,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여장남자 등 성적인 정체성이 모호한 주인공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군대 내의 동성애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이런 만화들이 병사들의 억눌린 성적인 관심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가능성도 농후하다.
08. 운동권 인사 찬양
<태일이> 박태옥, 최호철 지음/돌베개 펴냄
노동운동의 상징적인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는 수법도 전형적이다. <태일이>는 1970년 분신자살한 평화시장 근로자 전태일의 일대기를 만화화한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에서 은연중 드러나듯이 이 작품은 전태일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가난 속에서 살아온 과정을 눈물겹게 그리고 있다. 전태일의 노동운동 시절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더 깊숙한 곳에서 독자의 심금을 울려 노동운동의 정당성을 끌어내려는 수법이다.
과거의 노동운동 관련 작품들이 생경한 이념만 내세우는 것과 달리 태일이가 어린 시절을 보내던 1960년대 한국의 여러 풍경들을 서정적으로 묘사하는 점에서도 이 만화의 우회적인 전략을 알 수 있다. 사실상 전태일이 누구인지 모르면 작품의 초반부는 ‘아빠 어렸을 적에’ 식의 가난했던 시절의 향수를 자아내는 만화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그러나 이는 박정희 정권 시대를 암울하게 그리며 좌파들의 이론적 토대를 만들어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작가 최호철의 독창적이면서도 매력에 넘치는 골목길의 묘사, 여러 인물에 대한 깊이있는 해석 역시 작품 속에 부담감없이 빠져들게 한다. 그러나 좌파 근로자 운동의 상징적 존재를 분명하게 공격하지 않고 있다는 자체가 이 만화의 불온성을 온전히 보여준다.
09. 신고정신 미비, 군인정신 망각
<개구리 하사 케로로> 요시자키 미네 지음/서울문화사 펴냄
애니메이션 버전인 <개구리 중사 케로로>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만화인데, 여러 차원의 불온한 내용을 담고 있는 최악질의 작품이다. 만화는 지구를 침략하러온 케론 별의 병사들이 지구인의 집에 거점을 마련해 여러 활동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적군인 지구 침략군을 귀여운 개구리로 묘사하며 그들에 대한 전투 의욕을 꺾고 있는데, 이는 적에 대한 동정의 여지를 주는 교활한 술책이다. 또한 이 만화에 등장하는 지구인들은 그들이 침략군임을 뻔히 알면서도 거주지를 제공하고 주택의 지하에 비밀 거점을 마련하는 일을 용인하고 있다. 이는 무장간첩에 대한 신고를 게을리한 불고지죄에 해당한다.
반대로 군인의 입장에서 이들 개구리 부대의 행동은 군인정신을 망각한 온갖 너절한 행위의 집합체다. 케로로 중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지휘체계는 혼란스럽기 그지없고, 끝없이 하극상의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지구 침략이라는 부대의 임무를 망각한 채 건담 프라모델 수집에 열을 올린다든지, 지구인과 협조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군인으로서의 전투 의욕을 떨어뜨리는 등 군인정신을 모욕하는 장면들이 끝없이 등장하고 있다. 여러 동물과 외계인이 지구인 가족과 함께 살아간다는 <아기공룡 둘리> 역시 여러 불온성을 지니고 있다. 이 만화에서도 공룡 둘리는 주인인 고길동에게 건방진 태도를 취하는 등 하극상의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인간들은 주민등록이 없는 신원 불상의 존재들을 관계 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아 불순분자의 침투를 용인하고 있다.
10. 군무 이탈과 반란 조장
<원피스> 오다 에이치로 지음/대원씨아이 펴냄
해적왕이 되고 싶어하는 ‘밀짚모자 루피’를 중심으로 온갖 재주를 지닌 바다의 폭력배들이 격돌하는 내용이다. 우선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등에서 낭만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해적이란 존재의 실체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해적은 말 그대로 바다의 도적떼다. 캐리비안의 해적 중에는 영국군 소속으로 해적을 소탕하러 갔다가 보직 해임되었거나, 심지어 선상 반란을 일으켜 탈영한 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군인으로서 가장 큰 범죄인 군무 이탈도 모자라 범죄 세력에 가담해 정부군에 대항한다는 이야기는 불온서적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내용이다.
또한 만화 곳곳에 등장하는 지도 측량과 항해술 등은 간첩선의 해상 침투 등에 사용될 소지가 있는 위험한 군사기술이다. 더불어 온몸이 고무처럼 늘어날 수 있는 악마의 열매 등 악용되었을 경우 정부군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무기들이 있는 위치를 곳곳에서 드러내는 점도 우려된다.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병들에게 특히 해악을 끼칠 수 있는 만화이며, 보직상으로는 함정에 근무하는 해군 병사들에게 헛바람을 넣을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