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이자 작가, 영화감독이기도 한 닐 라뷰트 원작의 연극 <쉐이프>가 대학로를 찾는다. ‘연극열전2’ 일곱 번째 작품인 이 연극은 라뷰트 특유의 냉소적이고 도발적인 어조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문제작. 매력이라곤 눈씻고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볼품없는 대학생 양우 앞에 미학을 전공한다는 섹시한 대학원생 세경이 나타난다. 논쟁을 즐기고 욕망에 솔직하며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세경에게 이끌린 양우는 그녀의 도움으로 신체적, 정신적 변신에 도전하고, 마침내 거리에서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볼 만큼 괜찮은 남자로 거듭난다. 양우의 첫 대사, “선을 넘으셨습니다, 아가씨”라는 의미심장한 말의 참뜻은 결말의 충격적인 반전에 이르러서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듯. 인생과 예술, 사랑과 거짓, 외모와 정신의 상관관계를 논하는 이 연극의 심중은 ‘쉐이프’라는 다소 모호한 한글 제목보다 부제로 첨가된 영어 원제 ‘The Shape of Things’에서 좀더 명백하게 드러난다. 번안하면서 덧붙였을 일부 한국식 유머는 어떤 관객에겐 폭소를 선사하겠지만, 또 다른 관객에겐 불편한 느낌만 안길지도. 한국에서 초연하는 이번 공연은 연극 <다리퐁 모단걸>의 연출가 이해제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세경 역에 영화 <검은집>의 유선과 극단 차이무의 간판 배우 전혜진이, 양우 역에 연극 <썸걸즈>의 전병욱이 캐스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