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존재만으로도 감사하게 되는 것이 있다. 5년 동안 청취자에게 세계 음악을 소개해온 EBS FM <세계음악기행>의 소중한 첫 앨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주말밴드>>. 영국과 미국을 제외하고 ‘월드’라고 규정된 그 세계에서 우리는 아름답고도 풍부한 음악과 조우하게 된다. 총 15트랙이 수록된 이 앨범은 베냉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등 올림픽 아니면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를 포함해 총 9개국의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다. 쇼루(Choro: 브라질의 대중음악)에서부터 일렉트로클래시, 아프로팝 등 선율을 따라 세계로 흘러간다. 라디오 주파수를 찾는 듯한 중독성 강한 비트의, 스웨덴의 예이-예이 요한슨의, <On the Radio>, 역경에도 꿋꿋이 사랑을 지킨 이탈리아 가수 지지 달레시오와 안나 타탄젤로 커플의 러브스토리 <Un Nuovo Bacio>(새로운 입맞춤)는 아는 사람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그간 영미팝에만 길들여졌던 우리의 귀를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교육방송답게 노래들마다 정보와 해설은 물론이고, 영어가 아닌 가사를 번역한 북클릿은 이 앨범의 또 다른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