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8일 도쿄 유락초에 위치한 도호 사무실에 <20세기 소년>의 감독 쓰쓰미 유키히코와 배우 가라사와 도시아키가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에선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의 연출자로 유명한 쓰쓰미 감독은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과 답변으로 질문에 답했고, 드라마 <롱 베케이션>, 영화 <언두>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의 배우 야마구치 도모코의 배우자로도 알려진 가라사와 도시아키는 세련된 스타일과 분위기있는 웃음으로 한국의 취재단을 맞이했다. 약 30분간 5개 영화매체가 가진 합동 라운드 인터뷰 현장을 전한다.
-8월7일 드디어 영화가 공개됐다.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쓰쓰미 유키히코: 드디어 완성했구나 하는 느낌이다. 지난 1월3일부터 촬영하기 시작해 많은 장면들을 정성들여 찍었는데 화면으로 보니 이렇게 완성됐구나 싶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관객 반응도 좋은 거 같아 안심이다. =가라사와 도시아: 나도 기다렸던 작품이라 드디어 완성했다는 느낌은 쓰쓰미 감독이랑 비슷한 것 같다. 이게 시작될 때는 정말 실제로 만들어지는 걸까 싶었는데 실제로 영화를 보니 벌써 2편이 보고 싶다.
-60억엔이 들어가는 초대작이다. 이 프로젝트의 연출자로 선택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쓰쓰미 유키히코: 나는 1955년생이고 우라사와가 60년생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매우 가깝다.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를 비롯해 세대적으로 비슷한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 또 <20세기 소년>의 또 다른 주제는 록음악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록음악을 즐겨들었다. 이 두 가지 요소 때문에 감독으로 뽑힌 게 아닌가 싶다.
-원작은 마니아가 많은 작품이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쓰쓰미 유키히코: 이렇게 방대한 작품을 2시간 조금 넘는 상영시간 동안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처음엔 잘 모르겠더라. 하지만 모두의 기대에 응하고 싶었고, 기본적으로 만화의 컷을 그대로 따와 작업했다. 원작을 완전히 카피하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만화의 팬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한다.
-우라사와 나오키와 기획자인 나가사키 다카시 등이 공동으로 각본을 썼다. 각본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나. =쓰쓰미 유키히코: 나는 시나리오 작업은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조금씩 바꾸어 찍은 건 있지만 우라사와와 나가사키가 쓴 각본을 받아 현장에서 촬영했을 뿐이다. 다만 3장에서는 이 장면이 필요하지 않을까, 필요없지 않을까, 여기는 이렇게 어레인지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한 적은 있다.
-완전 복사판을 만들겠다고 하긴 했지만 연출적으로 당신의 스타일을 넣고 싶은 욕심도 있었을 것 같다. =쓰쓰미 유키히코: 록뮤직 비디오를 찍는 걸 좋아한다. 이 영화에서도 ‘친구’ 콘서트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아마 내 개성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또 CG를 어떻게 사용하고 합성하면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배우에게 묻겠다. 켄지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어려움은 없었나. =가라사와 도시아: 가장 어려운 건 역시 원작의 켄지와 내가 닮지 않았다는 거다. 그래서 우라사와 선생님이 출연해 달라고 말해왔을 때, 정말 내가 해도 괜찮은지 의심했다. 작품을 부수지 않고 배우로서 열심히 해야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얼굴도, 뭐도 하나도 닮지 않아 그게 가장 힘들었다. (웃음) 켄지의 매력이라면 그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이 아닐까. 배트맨이나, 슈퍼맨이 아니라 실수도 많이 하지만 그게 그의 매력인 것 같다.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의 켄지 얼굴이 무척 다르게 느껴진다. 영화가 일종의 켄지의 성장담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 차이를 연기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가라사와 도시아: 그렇다. 켄지에겐 특별히 액션신이 많지도 않고, 정말 평범한 역할이다. 약간의 변화를 겉으로 드러내야 하는데 그게 힘들었던 것 같다. 감정 차이에 대해 감독님과 상담하면서 연기했고, 조금은 의식도 했다.
-2, 3편에서는 이야기가 원작과 다른 부분도 있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이고, 연기에 있어서는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알려달라. =가라사와 도시아: 일단 연령이 조금 높아지니까 화장이나 머리 스타일이 조금씩 변할 것 같다. =쓰쓰미 유키히코: 상당히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1장보다도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3장의 어떤 장면은 1장 마지막 장면의 몇 십배에 해당하는 CG도 사용된다. 아직 찍진 않았지만 스스로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