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언니네이발관을 설명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10년 전의 얘기를 꺼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4집 <<순간을 믿어요>>가 발표된 지 벌써 4년이다. 그전, 그러니까 20세기였던 1990년대에 언니네이발관은 인디신의 기대주였고, 2002년 3집 <<꿈의 팝송>>을 발표한 21세기에는 인기 밴드가 되었다. 언니네이발관 같은 밴드가 시장을 돌파하는 과정을 관전하는 건 주류 음악가가 신선한 음반을 내놓는 걸 보는 것처럼 상쾌한 일이다. 게다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는 컨셉 앨범이다.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통과 정체성에 대한 주제가 앨범을 관통한다. 멤버들은 이 노래들을 순서대로, 되도록 좋은 음향기기로 들어달라고 당부한다. mp3로 듣지 말라는 얘기다. 사운드는 물론 북클릿의 디자인까지 앨범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여기에 언제나 언니네이발관의 화두였던 소통에 대해 좀더 사려 깊은 단상들이 흐른다. 전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앨범이다. 기꺼이 반할 만하다.